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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Jun 22. 2023

마침표와 쉼표

이제는 쉬고 싶은 날

집단상담 총 5회기 중 마지막 시간이 끝났다. 두 번째 코리더 장면이었다. 첫 번째 집단을 바라볼 때와 지금 집단을 바라볼 때 달라진 관점이 보인다. 집단원에 따라서도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평일 오전 3시간 5회기 집단은 나에게는 좋았다. 주말 대면집단은 가족을 두고 참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고, 평일 저녁에는 가족들이 집에 있는데 Zoom으로 참여해야 하니, 주변을 의식하면서 참여해야 해서 불편했다. 다음에도 평일 오전에 집단이 열린다면 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나저나 오늘 집단리더 선생님만큼 전문성을 갖추려면 얼마나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 걸까.


많은 내담자를 만나면서 내 자리를 굳건하게 버틸 힘이 있는가?


어떤 힘이 있어야 하는 걸까?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첫째, 실패를 견디는 힘이다.

 3월부터 시작한 상담들이 줄줄이 종료되고 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상담은 마무리가 되는 게 맞지.' 싶다가도 '혹시 내가 뭐가 부족한 걸까?' 이러한 생각들이 오간다. 내담자분들은 자신의 호소문제가 해소되었다고 하는데 이건 안심할 일인가, 아닌가. 계속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어 며칠 힘들었다. 머리로는 '뭐 그럴 수 있지.' 하면서 계속 다른 마음이 올라온다. 이러한 나의 심리상태를 가만히 보자 하니 내 상태가 이전과는 다름이 느껴진다. 아마도 과거의 실패(라고 생각하는 기억들)를 다루고 있는 중이라서 그런가 보다. 이런 부분은 참으로 깊다. 해결했는 줄 알았는데도 다시 올라온다. 완벽주의와 한쌍인 영역이다. 내 마음속에서 재정의하려고 노력 중이다. 


둘째, 지금 내 모습을 수용할 힘이다.

 여러 가지 내면작업을 해서인지 정신이 흔들거리고 있음이 느껴진다. 이럴 때는 신체적으로 건강함이 우선이라는 걸, 과거 경험을 통해서 알아차리고 있다. 그래서 오늘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마음이 힘들 때는 운동이 중요하다. 현재 나는 '지금 내 마음이 힘들구나!' 지켜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셋째, 버티는 힘이다.

 나무도 한 자리에서 비바람을 버티고, 계절이 바뀌고, 꽃이 피고 지고, 열매를 맺으며 세월을 버틴다. 실패를 견디고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한 분야에서 계속 버티는 힘이 필요하다.


10년 뒤에 이 글을 읽으면서

'그래, 잘 해왔네. 앞으로도 나와 잘 지내보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잘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뭔가를 '잘'하기보다는 '잘' 쉬고 싶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 남겨두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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