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가려면 체력이 먼저
Pixabay로부터 입수된 SIVA SHANKAR POTNURU님의 이미지입니다.
어제 오후 3시, 새로운 공간에 도착했다. 필라테스센터였다. 어제 집단상담을 진행하면서, 내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느꼈다. 사람들이 말을 할 때 내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면 느껴진다. 부자연스러웠다. 그 사람의 말을 판단하면서 듣게 된다. 상태가 좋을 때는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데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은 온몸에 뭔가 스멀스멀 어두운 기운이 휘감고 있는 기분이다.
실패와 좌절을 겪을 때 그렇다. 지금은 그럴 시기라는 걸 알아차리고 있어도 그랬다. 예전에는 어땠을까. 감정은 제대로 접촉하지 못한 채 힘든 무언가를 온몸으로 받았었다. 무기력해졌었고,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 탓을 했었었다. 그러한 패턴이 반복되다가 결국에는 몸이 아팠다.
지금은 뭔가 어두운 기운이 느껴진다. 이럴 때는 운동을 해야 할 때다. 당시 그 힘듦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건 운동과 명상이었다. 그때는 아침저녁으로 체조하고, 걷기 운동을 했었다. 마음보기앱으로 명상을 매일 하려고 노력했다. 이제는 앞으로 10년, 혹은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어깨가 좋지 않아서 한의원 진료를 몇 회 받았다. 지난 몇 년 자동차 사고 3건으로 한의원진료를 지속적으로 받기도 했었다.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진료보다는 운동이다.
어제 1회 체험권으로 필라테스를 했다. 그리고 오늘 정식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내년 3월 박사입학을 목표로 준비 중인데 필라테스는 박사졸업을 위한 준비과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석사 때 논문을 쓰면서 살이 많이 쪘었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은 면 단 것을 많이 먹는 편이었다. 스터디카페에서 논문 쓸 때 수시로 뭘 먹었었다. 이번에는 이 부분을 경계해야 할 듯하다.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MBTI J 경향성이 이런 순간에 드러난다.
아무튼 과거 사건들이 수시로 머릿속을 헤집고 다녀서 마음이 무겁다.
나도 석사 논문 쓸 때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후회라는 친구와 한 동안 가깝게 지내지 않았는데, 요즘은 내 주변을 알짱거린다. 그 친구를 완전히 안 만나고 살 수는 없겠지. 지금은 후회라는 친구를 만나서 과거를 들여다봐야 하는 시간인가 보다.
그런가 보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중이다.
과거를 온전히 받아들이려면, 일단 몸이 건강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운동시작한 이야기를 이렇게 거창하게 하는구먼.
*픽사베이에서 저 사진을 보는 순간, 딱 지금의 나 같았다.
다가올 파도를 보면서, 바짝 긴장하고 지금 이 순간에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