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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Aug 07. 2023

심리적 여유

마음에 여유가 생긴 세 가지 요인

이제 숨이 쉬어진다. 내가 소파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었다. 심리적 여유는 행동으로 관찰된다.

마음의 여유는 어떻게 생겼을까.


첫 번째,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지난 주말, 두 딸아이와 영화 모아나를 봤다. 나는 두 번째이고 아이들은 3,4 회차라고 했다. 목욕탕을 다녀왔고, 갤럭시 오브 가디언즈 3을 둘째와 시청했다. 올해는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제일 우선이긴 하다. 하지만 몇 달 동안은 바쁜데 억지로 끼워 넣는 형상이었다. 이번 주말은 마음이 정말 편했다. 이케아에 가서 아침을 먹고 오기도 했다. 둘째가 좋아하는 토이저러스에도 갔다. 예전에는 주말에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는데, 이제는 몇 달에 한 번씩 하는 이벤트가 되었다. 예전에 내가 어떻게 시간을 보냈었고, 지금은 어떻게 보내는지 느껴졌다. 


두 번째, 정신적 여유가 생겼다.

 큰 일들을 처리했다. 전세금 반환 관련 일들이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마무리가 되어가는 중이다. 한 동안 정신적으로 여러 분야에 집중력을 쏟아야 했다. 심학원 과정이 끝났다. 매주 책을 읽고, 매달 오프라인 수업을 가지 전에 과제를 제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5개월 동안 매주 쫓기듯(?) 전공책을 읽던 그 시간들이 지나갔다. 박사과정 컨택을 고민하던 그 시간이 지나가고, 이제 다음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작은 산들을 몇 개 넘은 듯한 느낌이다. 


세 번째, 경제적 여유가 생겼다.

 공부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10년 전 꿈만필 과정을 할 때에는 너무너무 하고 싶었는데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일시불로 납부해야 하는 회비를 분납하였다. 현재는 그때보다 낫다.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마음이 놓인다. 특히 이 부분이 내 심리적 안정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거 같다.


오늘 글감은 '부자'이다. 구글에서 부자를 치면 우리나라 은행들은 금융자산이 10억 이상이면 부자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돈과 같은 재산이 많은 사람이 부자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구글이나 우리나라 은행들이 정의하는 '부자'에는 속하지 않는다. 


 10년 전에는 숨이 막히는 듯한 고통이었다. 심리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들었다. 지금도 자산면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내가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게 된 거 같다. 내 삶의 방향성이 생긴 것이다. 나는 사람들의 내면의 힘을 기르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 상담이든, 글이든, 강의든 그 방법은 여러 가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삶의 방향성이 생기니 시간의 구조화가 되었다. 내가 지금 이 순간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선택할 힘이 생겼다. 마음의 중심이 생기니, 여유가 생겨도 불안하지 않고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불과 작년 하반기에만 해도 여유가 불안했던 거 같다.


위에는 시간적, 정신적, 경제적 여유를 짚었지만, 글을 적다가 알게 되었다.

삶의 방향성이 생기고 중심이 생기기 시작하니 여유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일요일 오전 8시 교육분석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알아차리게 되었다. 


"선생님, 이제는 천천히 가고 싶어요."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으니, 이제는 천천히 천천히 (지식을) 꼭꼭 씹어서 먹어요. 체하지 않게."


이 말을 듣는데 울컥 눈물이 올라왔다. 내 모습이 어떤지 알아차림에 대한 마음과 이제는 여유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 수 있겠다는 허용의 마음을 나에게 내어줄 수 있어서였다.


그랬다. 이제는 여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예전과 다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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