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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습작노트

아무도 나에게 하라고 하지 않았다.

내가 선택한 것들

by 스타티스

Pixabay로부터 입수된 xiSerge님의 이미지입니다.


'으악, 내가 왜 한다고 해가지고!'

카페에서 작업하다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굳이'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를 한다고 신청했다. 합격 통보가 왔고, 현재 PPT작업을 하고 있다. 소논문을 제3 저자로 참여한 적 있다. 학회 자격증을 위해서는 안 해도 된다. 그런데 내가 왜??? 신청했을까.


아무도 나에게 대학원에 가라고 하지 않았다.

아무도 나에게 논문을 쓰라고 하지 않았다.

아무도 나에게 학회 포스터발표를 해라고 하지 않았다.


나는 나에게 대학원에 가보지 않을래. 물었다.

나는 나에게 졸업해야 하니 논문을 쓰지 않을래. 물었다.

나는 나에게 연차학술대회에 포스터발표로 참여하지 않을래. 물었다.


나는 나에게 그러자고 했다.


내가 나에게 물었고, 내가 나에게 대답한 일들이다.

그러니 누구도 탓할 수 없다.


더 괴롭다. 흑.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


하면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괴로워하는 시간이 지나가면 결과물이 나온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책도 읽고, 공부도 하는 걸 알고 있다.

이번에도 내가 뭔가 신청해야지 억지로라도 내 논문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왜 그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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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미뤄둔 학회 수련수첩을 정리하고,

또 미뤄둔 포스터작업을 하고 있다.


심학원 과제를 해야 한다.

일어나지 않고 자리에 앉아서 노트북에 손을 얹어 놓으면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괴롭지만,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다 쓰고 보니,

오늘은 나를 달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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