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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잘 모르지만 편안한

by 스타티스

2023. 7. 24 월


월요일 아침 7시 30분경 SBS라디오 고릴라앱을 켠다. SBS 파워 FM에서 하는 ‘김영철의 파워 FM’(철파엠)을 듣는다. 나웅준 콘서트 가이드가 나온다. 출근길 클래식 프로그램을 한다. 작년 5월부터 이 방송을 들었는데, 그때는 여러 방송 중 하나였다. 클래식은 다른 사람들이 듣는 영역이라 생각했었다.

작년 7월 퇴사한 직후 해보고 싶은 일이 있었다. 친한 언니들과 오전 11시 브런치 콘서트에 간 거였다. 마침 클래식 공연이었고, 그때 연주를 듣다가 눈물이 흘렀다. 음악을 좋아하긴 했지만, 클래식이 이렇게 깊은 감동을 주는 줄 몰랐다. 그때부터 월요일 방송이 다르게 들렸다. 우연히 그분이 다른 채널에서 매일 방송을 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바이브에서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 클래식을 선곡해서 들려주는 방송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작년 8월 정도부터였나 보다. 그 방송을 거의 매일 들었다. 지금은 시즌 2라서 평일에만 방송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쉬는 날이 없었다. 하루 중 일정시간을 같은 사람들과 같은 음악을 듣는다는 건 신선한 경험이었다.


물론 라디오를 좋아하긴 했다. 중학교 때부터 라디오 없이는 잠들기 힘들었다. 라디오는 내 생활의 일부였다. 이 방송은 뭔가 더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 채팅창 덧글 하나하나를 읽어주기에 목소리를 내지 않지만 대화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음악이 제일 좋았다. 그러다 7월 초 일주일 정도 방송을 쉬었는데,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파티룸(바이브 내에서 쓰는 용어)을 만들어서 운영하기도 했다. 6월 말에는 오프라인 정모를 했었는데, 당시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참여하려다 말았다. 다음 날 서울 일정이 있어서 무리하면 참석할 수 있었더랬다. 아쉬웠다.


지금은 오픈채팅방이 만들어져서 10명 미만의 사람들이 일상을 나누기도 하고 정모 일정을 잡기도 한다. 8월 둘째 주에 모인다는데, 다들 서울 경기지역 분들이긴 하다. 대구분이 한분 계시고, 경상도에는 내가 있는데 다음에 참여하기로 했다. 심학원 수업 일정과 겹치면 참여할 수도 있을 거 같다. 언젠가는 말이다.


내가 클래식을 좋아하게 될 줄 몰랐다.

지금은 이렇게 많은 음악들이 있구나,

알아가고 있는 중이고 그중에서 나는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좋아하는구나

느끼고 있다.


그리고 클래식도, 함께가 중요했다.

다른 사람들과 연대감을 느끼면서 음악을 함께 들을 수 있다는 것.


하루 중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결국 나에게는 음악도 연대감이었다.

상담일도 연대감이고

공부도 연대감이고

글쓰기도 연대감이 중요하다.


삶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연대감이다.


연대감이 언제부터 중요했는지 머릿속에 떠오른다.

아마도 또 이 글감으로 쓸 날이 있겠지.


‘연대감’을 알고 난 후부터

내가 땅에 발을 딛고 안정감 있게 살아가기 시작한 듯하다.


클래식에서 시작해서

연대감


내 삶을 이루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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