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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Sep 27. 2023

글루틴 1월부터 9월까지

평일 매일 글쓰기

2023.9.27 수


한 공간, 혹은 나무를 1년 동안 지켜보는 걸 좋아한다. 나무는 한 곳에 가만히 있지만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사계절 푸른 나무들도 미묘한 변화가 있다. 연둣빛 잎이 나기도 하고, 작은 꽃들이 조용히 달려있기도 한다.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내 마음을 관찰하기 위해서 글루틴을 신청했다. 혼자서 매일 글쓰기를 할 수 있을까? 난 힘들었다. 글을 쓰고 싶을 때는 어딘가 속해서 반강제(?)적으로 해야지 뭔가 해내어졌다. 이번에는 글루틴이었다. 사실 어디서든 어떤 모습일지 내가 선택한다. 글루틴를 신청하면서 내 목적은 이랬다. 10년 뒤 내가 이 글을 읽었을 때, 과거 내가 어땠을지 남겨두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일기처럼 끄적이며 남겨둔 글이 많았다.


스스로 위로를 했었다. 이제 와서 돌아보니 조금 아쉽기도 하다. 더 전문적인 글을 쓰거나, 독자를 위해 반듯한 글을 써볼 수도 있었다. 나는 오로지 나를 위한 글쓰기만 했기에 글쓰기 패턴이 비슷했다. 안 쓰는 것보다는 쓰는 게 낫겠지만, 아쉬운 건 남아있다.


어쩌면 좀 쉼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활엽수도 그렇다. 봄에는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여름에는 2차 생장을 하고, 가을에는 낙엽이 떨어진다. 겨울에는 쉼의 시간을 가진다. 나도 그럴 때가 왔다. 쉬어야 할 듯하다. 개구리도 더 멀리 뛰기 위해서는 잔뜩 웅크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글을 놓지는 않겠지만, 매일 쓰긴 어려울 거 같다.


지난 9개월 동안 글루틴의 작가님들이 많은 응원을 해주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다른 분들의 글을 많이 읽지 못했다. 글에 담긴 작가님들을 온전히 만나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만큼 내 마음에 여유가 없었기도 했나 보다.


이제는 사람을 마음으로 담는 경험을 해보려고 한다.

 사람을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길러보려고 한다.


그래서 매일 쓰겠다는 마음은 내려놓고 조금의 여유를 가져야지.


그동안 함께 해주신 작가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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