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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같이함께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나는 부탁할 수 있고 당신은 거절할 수 있다

by 스타티스

2023.12.20 수 오후 10시


수요일 저녁, NVC(비폭력대화) 연습모임 시간이다. 현재는 '관계를 읽는 시간'-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을 한 장씩 함께 읽고 있다.


이번 주는 멤버 중 두 분이 일이 있어서 빠지고 셋이서 진행했다. 우리는 2018년부터 이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더 많은 멤버로 시작했지만 이제 5명이 정착되었다. 멤버 언니들은 안전한 대상으로 느껴진다. 오늘은 19장 '아니요'연습을 함께 읽었다.


연습모임 진행방식은 이렇다. 2주에 한 번(지난달까지는 매주였다) ZOOM에서 오후 8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만난다. 한 챕터씩 책을 미리 읽고 온다. 매주 돌아가면서 리더를 하는데, 자신만의 스타일로 진행한다. 들어가기는 보통 명상을 하고, 나가기는 참여하면서 소감을 나누거나 리더가 생각한 질문에 답하기도 한다.



"바운더리가 건강한 사람들은 유연하지만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고,
허용해서는 안 되는 최소한이 한계를 설정할 수 있다."


책에서는 거절은 사람과 사람사이 경계를 설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나누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떠오르는 삶의 장면들이 있는지 묻고 나눈다.


인상적인 구절을 정리하면 이렇다.


<건강한 거절>

-자신이 싫은 것을 싫다고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결정권이 바로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이 아주 많다.(293쪽)

-우리는 선택하고 거절할 권리가 있다.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다.(295쪽)

-의사결정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은 자기 존엄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295쪽)

-건강한 자기 세계를 유지하려면 원치 않는 것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296쪽)


<거절 훈련>

거절은 일상에서 훈련되어야 한다. 거절은 결심만으로 저절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거절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가는 점진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거절을 당할 수 있는 상황에 스스로를 노출시킴으로써 거절에 대한 예민도를 낮추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거절을 잘하려면 반대로 부탁을 해봐야 한다.


<거절 표현>

1) 시간 여유를 두고 결정하라.

2)정중하되 명료하게 거절하라.

3) 유연성을 발휘하라.


*인간관계의 초점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더 좋은 시간을 만드는 데 투자하는 것이지,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과 관계를 좋게 하느라 끙끙대는 것은 아니다. (303쪽)


*불쾌감을 차분히 표현한다는 것은 '감정을 조절해서 짤막하고 천천히, 명료하게 그 핵심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305쪽)


*당신에게는 누구를 만나고 누구를 만나지 않을지에 대한 권리가 있다.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잘 보호하는 일은 어렵지만 정말 필요한 일이다. (307쪽)


한 명씩 돌아가면서 와닿는 구절을 읽었다.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나누었다.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누기도 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지금, 이 순간'에 대한 내 상황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리더분이 한 질문.

"오늘 축하할 일이 있나요?' (내가 깨달은 것 축하받고 싶은 마음 표현? 의역하면 이런 표현이다.)


나는 최근 고민하고 있었던 그 관계에 대해서 내 안에서 타당화하고 수용하는 시간이었다.


다다음 주 수요일에도 멤버분들과 또 함께 책을 읽고, 삶의 이야기들을 하게 될 것이다.

계속 계속.

그래서 안정적인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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