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되는 것들
2024.3.6 수
3월 4일 월요일~ 3월 6일 수요일, 자격증 관련 서류제출 날이다. 2023년 청소년상담사 2급 시험을 쳤다. 대학원 진학하기 전에 청소년 상담사 3급 취득했었기에, 2급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거라 추측했다. 대학원 동기들은 졸업하는 해에 필기시험을 치러 갔고, 면접까지 무난하게 취득했다. 나는 그 당시 상담을 하지 않을 거라 속단하고 인터뷰하고 글 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시간은 있었지만 마음은 분주했기에 시험 등록해 두고 가지 않았다. 그 시험을 칠 만큼 공부하지 않아서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다 판단해서였다.
정말 그랬을까.
2023년에도 여전히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다. 여기서 '많이'는 내 기준을 충족시킬 만큼 충분히라는 뜻이다. 시험 치러 가지 말까 또 고민했다. 예전과는 다른 선택을 해보자고 마음먹고 편안하게 시험 치러 갔다. 현장에서 열심히 문제를 읽고 답을 찾아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합격이었다.
왜 그랬을까.
대학원 2년 반, 그 이후 여러 가지 교육들, 심학원에서 공부 등이 헛되지 않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식이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었지만, 사실은 내 안에 조금은 쌓이고 있었나 보다. 면접시험은 하루 전 날 열심히 예상문제 답변을 준비했었다. 통과했다. 오늘 그 서류를 제출하는 날이었다. 대학원 학위증명서, 성적증명서를 제출했다. 현장에서 제출하니, 10분 만에 서류 통과 되었다고 문자가 왔다. 이제 연수만 남겨두고 있다.
올해는 임상심리사 2급을 치려고 마음먹었다. 2020년도부터 관심 있어서 책을 사 두었었다. 그러다 '이 자격증이 과연 나에게 필요한가' 고민하게 되었다. 20대 나는 자격증에 자격증을 따느라 시간을 많이 보냈다. 전공을 바꾸어 40대가 된 나는 자격증을 준비하게 전에 생각하게 되었다. '이 자격증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상담을 더 잘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작년 연말부터 올해까지 깨달은 건, 내가 원하는 곳에서 상담을 하기 위해선 최소한 자격증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취득하기로 했다. 내담자를 만나 상담을 하기 위함이다.
'자격증 취득' 자체가 목표였을 때와 지금은 공부할 때 마음이 다르다.
그때는 이상적인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으면 떨어질까 봐 불안했다. 지금은 공부하는 과정이 앞으로 만난 내 내담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고 자는 마음이 있다. 이론적 내용이 잘 녹아들면, 내 몸의 세포하나하나가 왜 상담자로 살아가고 있는지 인지하게 될 것이다.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건 현재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어떤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도 있지만, 더 상위에는 상담을 하는데 더 도움이 되기 위함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안달 나는 마음이 가라앉았다. 꼭 2024년 1회 차에 자격증을 딸 필요도 없었다. 상담을 해나가면서 지식을 하나씩 쌓아가면 될 일이었다. 임상심리사 2급 필기를 준비할 때도 그랬다. 작년 기출문제 겨우 하나 봤는데 어떡하나 싶었다. '일단 시험은 쳐보자.'는 마음으로 갔다. 내 안의 지식들이 시험 치는 순간에 살아났나 보다. 평균 76점으로 필기시험에 통과했다.
나이가 들어 삶이 쌓여가듯이
지식도 쌓여가고 있었나 보다.
어쩌면 삶의 많은 영역들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인연들도, 박사를 진학하는 것도, 책을 내는 것도
지금 애써 뭔가 하기보다
시간이 쌓여서 자연스럽게 뭔가 만들어지도록 두어야겠다는 생각.
임상심리사 2급은 2020년에 하려고 했다면, 진짜 힘들었을 것이다. 그 자격증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을까 싶다. 나에겐 지금이 맞다. 올해 하반기 입학계획을 세웠던 박사도 그렇다. 일단 내년 이후로 연기되었다. 40년 + n연차 살아가고 있다. 지나고 보면 그럴 만한 이유들이 다 있었다.
지금 마음속 무언가 들도
시간이 쌓이면, 해결되겠지.
https://youtu.be/uFXyoEg2y_8?si=bacbPWZLZ3wAJigr
오늘 무한반복으로 듣고 있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