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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Mar 07. 2024

지금 그대로 충분해

지금 이 순간 꼭 필요한 말

2024. 3. 7 목


'지금 이대로도 괜찮을까?'

이 물음을 품고 살아왔었다. 어떤 시기에는 이러한 물음이 내 안에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항상 무언가 해야지 채울 수 있다고 나를 다그쳤다. 대학교 때부터 제대로 공부했던거 같다. 더 잘하고 싶어서, 사람을 만나며 함께 하는 시간보다 노력하는 시간을 선택했었다. 그래야 나를 더 성장시킬 수 있을거라 착각했다. 


대학원에 다닐 무렵에는 새벽 4시 30분부터 밤까지 시간을 돈보다 더 아껴썼던거 같다. 시간은 나에게 능력으로 바꿀 수 있는 자원이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지금이 되었다. 성장을 계속하면 무언가가 되어 있을 줄 알았다. 나에게 '그 무언가'란 무엇이었을까.


'그 무언가'를 제대로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이 없었다. 나에겐 성장해야한다는, 나를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불안하기도 했다. 지금 이대로 내가 부족하니까,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 불안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가지고 있는 걸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마도 교수님과 교육분석 덕분일 것이다.


"선생님이 지금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고 있는게 맞냐구요!"

가끔은 물음표같은 느낌표로 말씀하실 때가 있다. 


작년에는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셨고, 이제는 선택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같은 문장으로 이어졌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아차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을 발전시키려 할 것이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아차리는 건, 

그 존재를 알아봐주는 관계 속에서 채워지는 것이다.


나에게 성장에서 첫걸음은

나라는 존재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스스로를 가치조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존재로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



꽃은 피어난다.

누가 옆에서 예쁘다고 해서 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피어날 뿐이다.

지나가는 이가 그들의 눈으로 바라봤을 때, 아름답다고 말해줄 뿐이다.

꽃은 세상에 태어나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나의 존재로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가진 모양 그대로 피어난다는 것이 아닐까.

그 자리에서 말이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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