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첫 그림선물
2025.4.5
자연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냇가의 물고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여름에 강변에 걷기 운동을 가는 건, 그 물고기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기도 하다. 주말 딸과 화랑전시회에 갔다가 마주한 작품을 보고는 반해버렸다. 작품 설명을 들었는데, 세상에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 의미가 너무 좋았는데 말이다.
이 전시에서 내가 작품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조차 못했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만나듯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 하지만 ‘푸른 찰나의 기록’이 글을 마주하는 순간 심장이 두근두근 요동치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파랑에, 반짝이는 물고기들!!
올해 18살인 큰 딸이 내 얼굴을 보며 물었다. “엄마, 사줄까?” 멈칫했다.
엄마라는 정체성과 나 개인의 정체성이 충돌했다.
‘내가 받아도 되는 걸까?’
‘누군가 선물을 준다면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받는다.’
결국 즐거운 마음을 받고 싶은 내 마음이 이겼다. 그렇게 청소년 큰 딸은 기어이 엄마에게 파란 물속 반짝이는 물고기 8마리를 선물했다.
아이는 콘서트 두 번 가서 누릴 즐거움을 나에게 선물했다. 집에 와서 침대 옆에 두었더니, 집안의 분위기가 달라진 느낌이다.
아직도 두근두근.
나는 많이 받은 엄마이다. 아이에게 사랑으로 샤워받은 느낌으로 충만하게 살아가는 엄마이다.
집에 와서 인스타그램에서 ‘갤러리 쏘마’를 찾아봤다. 대표님 인스타그램에 우리 사연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으로 임채광작가님도 찾아보았다. 왠지 앞으로 팬이 될 거 같은 느낌이다. 개인전도 가고 싶은데, 서울 일정이랑 시간이 맞지 않아서 아쉽다.
2006년 4월 5일에는 당시 회사 동료인 남편과 사귀기 시작한 날이었는데,
2025년 4월 5일에는 큰 딸에게 미술작품을 선물로 받았다.
식물을 좋아하는 나에게
식목일은 잊을 수 없는 날들에 대한 기억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커다란 기쁨에 대한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