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보다 버리는 것
무엇이 중요한가?
마흔이 넘은 이후, 그동안 돌보지 않았던 영역을 시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흔두 살 올해 도전하는 건 정리하기이다. 이사가 결정된 후, 무엇으로 채울지부터 찾아보았다. 이사 갈 집을 둘러보고, 이케아에 가서 공간구성을 어떻게 할지 아이쇼핑을 했다. 다시 지금 사는 집으로 돌아오니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이 물건들을 다 들고 갈 순 없다. 무조건 버려야 했다. 옷방 정리는 그동안 이사로 단련이 되어 있었다. 한 시간 만에 크게 두 봉지를 비워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서 입지 않은 옷을 비워내면 된다. 처음에는 이것도 쉽지 않았었다. 옷 하나하나 버리는데 시간이 걸렸다. 이제는 꽤 익숙해졌고, 시간도 단축되었다. 그렇다면 이번에 도전하는 정리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정리컨설턴트 정희숙 님의 영상을 찾아보았다. 무조건 비워내는 것이, 버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공간은 사람이 중요했다. 물건에게 공간을 내어주지 말라고 했다.
"어떤 걸 버려야 잘 버리는 건가?"
일단 과거를 정리하라고 했다. 과거 취미생활 때 썼던 물건, 전공 서적, 교과서 등 지금은 안 쓰는 것, 안 하는 것과 관련된 것을 버리기. "지금"쓰는 것만 가져가라고.
물건을 정리하는데도 지금 이 순간이 중요했다.
또한 공간별로 보면 밖에서 안으로, 베란다부터 정리하라고 한다. 큰 물건을 먼저 결정하라고. 여행용 가방, 러닝머신 등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것을 비워내라고 조언했다.
가장 핵심은 방별 공간별이 아니라 물건 종류별로 정리하는 것.
정리가 안된 집은 물건이 한 곳에 있지 않고 이곳저곳에 분산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한꺼번에 정리하려면 그것도 힘든 일이다. 당장 이사할 것이 아니라면 하루에 한 종류만 정해서 짧은 시간 집중해서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오늘은 패팅, 내일은 점퍼 등 이렇게 세부항목으로 정해서 하는 것이다.
집안정리 중 옷정리만 다해도 50% 이상 한 것이라고 한다. 옷은 쌓아두는 것보다 옷걸이에 거는 것이 나았다. 다행히 우리 집은 옷걸이에 모든 옷들이 걸려있어서 정리하기 편했던 거였다. 그렇다면 50%는 했으니, 내일은 베란다부터 정리를 시작하려 한다.
기억할 것은 내 소중한 공간에 내가 생활하기 편하도록
집에 돌아오면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집정리를 못하는 걸 유전자탓할 것이 아니었다. 아예 못하는 영역이라 규정해두고 시도하지 않았던 과거의 내 탓이었다.
일단 마음먹고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