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의 마침표
2023년 1월 31일 오늘은
2023년 1월 31일, 남편의 생일이자 글루틴 2기 마지막 날이다.
남편은 뉴질랜드에서 어머님과 여행 중이다. 우리는 어제 이사를 했다.
한 달 동안 이사이야기만 가득한 듯하다. 글루틴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시간을 기록하지 못했을 거다. 마음이 바쁘면 글을 쓰지 않았다. 대학원 2.5년 동안 글로 거의 남겨놓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이번 이사는 특별했다. 내가 모든 것을 선택해서 한 첫 번째 이사였기 때문이다. 남편의 경제력이 뒷받침이 되었지만.
몇 년 만에
밤사이 몇 년 만에 스토리가 있는 꿈을 꿨다. 파라다이스 비슷한 공간이었는데,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곳이었다. 나는 그곳으로 곧 이사가 예정되어 있었고, 꿈의 마지막 무렵에는 이사 후에 사람들이 웃으면서 우리 집을 방문하는 그런 내용이었던 거 같다. 아무튼 기분이 좋았다.
점심을 먹으며 두 아이와 밤사이 어땠는지 대화를 나누었다. 아니, 셋 다 꿈을 꾸었다는 게 아닌가? 것도 즐거운 꿈, 둘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기분 좋게 일어났다고 했다.
한 달 동안
1월 2일 이사 가기로 마음의 결정을 한 그날부터 꼬박 한 달이 지나 1월 31일이 되었다. 결국 어제 이사를 했고, 오늘 있는 짐들은 거의 마무리가 되었다. 아직 소파와 책장이 와야 하지만.
예전에는 시작하기 전에 준비가 다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험 치기 전에는 잘 칠 준비, 결혼하기 전에는 행복하게 살 준비, 아이를 낳기 전에는 부모가 될 준비. 그러니 항상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다.
글루틴도 1기 때는 신청하지 못했다. 나는 글 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2기는 에라 모르겠다 부족하면 어떠냐 하고 신청했다. 결국 쓰레기 같은 초고더미만 한 달 내내 발행했지만, 몇 년 만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게 어디냐 싶다.
내일부터는
토요일 특강이 잡혀있는데, 마음만 급해졌다. 다음 주 월요일 슈퍼비전 대비해서 어제 자료를 보냈어야 했는데, 일요일은 집단상담이 잡혀있다. 참 수요일 내일은 수련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행히(?) 글루틴 3기는 다음 주부터 한다고 한다. 일상만 주절주절 적을 때는 이야기가 산으로 갔다. 주제어를 보고 쓴 날엔 그나마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 지금은 다시 쓴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글루틴을 열 번하면, 연말엔 뭐라고 되어 있지 않을까.
올해 나는
뭐라도 되겠지.
싶어서 버티고 있다.
글루틴을 지팡이 삼아.
*이삿짐을 하도 여기저기 옮기고 정리했더니 손목이 시큰거렸다.
며칠 전에는 허리도 삐끗했는데, 딸램이 글쓰는 동안 파스를 붙여주었다.
딸램이 아니었다면 회피애착에서 획득된 안정애착으로 될 수 있었을까.
고마운 마음.
이걸 기록해둘 수 있는 것도 글루틴덕분.
*그리고 오늘은 남편이 긴여행에서 돌아오기 전 마지막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