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신뢰에 대하여
알쓸인잡에서 김영하작가님이 그런 말을 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과는 신뢰가 사랑의 중요한 조건이 된다. 부부나 가족은 이 사람에게 내가 마음을 터놓을 수 있고 그 사람이 나를 믿는다는 게 느껴질 때, 그때 비로소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멀리 있는 대상에 대한 사랑은 신뢰보다 매력이 중요해진다. 멀리 있는 사람을 더 사랑하기도 하기도 한다. 무엇이 저 별과 같은 존재를 사랑하게 만드는가.
김상욱교수님은 백영옥작가의 소설 중 "애인의 애인에게"를 인용해서 말했다.
"결혼은 서로가 서로에게 예측가능한 사람이 되어주는 일이다."
결혼 이전 애인 사이일 때에는 끊임없이 놀라움을 줘야 한다.
사랑하는 사이는 서로 간에 어느 정도의 무지가 설렘을 만든다. 그 사랑이 결혼이라는 제대로 들어갈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대에게 예측 가능성, 즉 신뢰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상대에게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가능하게 해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끝없이 약속을 지키는 과정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특히 대표적인 예시가 결혼이다.
천문학자 심채경 박사는 알랭 드 보통의 말을 인용하여
그 사람과 함께 있는 그 순간의 나를 사랑하는 것, 이라고 했다.
내가 멋진 식당에 가서 맛있는 걸 먹고 있는 나, 상대방과 함께 멋진 풍경을 보고 있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나는 누구를 사랑하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나'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했다.
자기 자신을 잘 사랑하고 있다는 건
자신의 모든 면을 잘 받아들이고 있고, 자기를 잘 파악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 영상을 한번 봤었는데, 오늘 사랑과 불안이라는 두 키워드를 놓고 고민하다가 한번 더 봤다.
사랑과 신뢰는 강력하게 이어진 말이었다.
그랬다.
그리고 사랑과 예측가능성은 가까이 있는 단어였다.
그랬다.
이 두 가지가 두 사람의 관계에서 채워지지 않을 때,
불안을 느끼는 거였다.
내가 불안을 느꼈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특성과 상관없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