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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Mar 22. 2023

몸과 마음의 관계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프다

"아니, 매번 이런 상태로 오시는 거예요?"


자주 가는 한의원에서 선생님이 오늘 하시는 말이었다. 


"하긴 그러니까 병원오기는 하겠지만. 매번 이렇게 뭐가 많은 거예요?"


이 말을 듣고 몇 년째 아니 계속 이렇게 살고 있구나 싶었다. 나는 나를 바쁘게 만드는데 전문가이다. 올해는 상담 수련에 집중하자 싶었는데 하다 보니 하는 것이 많아졌다. 수련을 세 군데 하고 있을 뿐 아니라, 1년 동안 한 군데 강의를 나가기로 했고, 심학원에서 심리학 심화공부를 하고 있기도 하다.


내가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몸이 아프지만 않으면 다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지난주 교육분석에서 교수님께서 그랬다.


"그러면 아프면 큰 일 나겠네요?"


이 계획에 내가 아픈 건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화요일 저녁에 30분 발표가 있었고, 오늘 오후 강의가 있었다. 아프니까 이 모든 일정에 지장이 있었다. 내일 개인상담 일정 전까지 내 몸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관건이었다.


예전에 나는 나에게 '절대 아프면 안 돼!'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었다면, 이제는 '아파도 돼. 하지만 맡은 일은 다 해야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완성도가 떨어졌다. 지난주 강의는 반응이 좋았는데, 이번 주는 망했다. 충분히 시간을 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 수업 마치고 바로 한의원으로 갔다. 역시 몸 상태는 좋지 않았다.


그런데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를 읽고 나니,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 것에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왜 아픈지 않겠다. 돌이켜보면 매번 그랬다.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팠다.


그래서 내가 안 느끼려고 그렇게 애썼던 거다. 예전에는 내 몸의 상태, 감정을 잘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래야 내가 버티고 살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야 효율적이었다. 살아낼 수 있었다.


이제는 나를 알아차리고 몸 상태를 관찰하며 살고 있다. 

이제는 몸이 아프면 마음이 어디가 불편한지 살핀다. 요즘 일정이 바쁘기도 했다. 많이 애쓰기도 했다. 오늘 저녁은 일정 하나를 취소하고 푹 쉬었다. 100% 회복한 건 아니다. 하지만 나를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나를 토닥일 수는 있었다.


진짜 몸도 마음도 안전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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