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다이어트 칭구들.

by 릴리슈슈


짧지 않은 직장생활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 '(마음)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땀을 낸다' 는 것이다. 땀을 내면 확실히 기분이 바뀐다. 물론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땀은커녕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한다는 게 가장 큰 장애물이긴 하다.


다이어트는 좀 괴로운 일이지만, 그래도 요즘은 다이어트 덕에 상태가 다소 안 좋아도 땀을 내려는 의지가 조금 생긴다. 더불어 영화 <아저씨> 속 원빈을 보며 했던 생각을 열심히 주워 올린다.

'저렇게 생겨도 저렇게 열심히 몸을 만드는데, 이렇게 생긴 내가 이래서 되겠는가!'


자아성찰을 깊게 하고 어렵게 노트북 뚜껑을 연다. 클릭 한 번이면 새로운 세상이 금세 열리고 마는 유튜브여서, 나는 자주 길을 잃는다. 목적은 까먹고, 무한도전 레전드 편집본을 보다가, 김창옥 교수의 강의를 보다가, 글렌 굴드가 연주하는 바흐를 듣고 앉아 있는다. 그러다 정신이 번뜩 든다. 벌써 30분 넘게 유튜브에 홀려있다.


즐겨찾기 해둔 다이어트 동영상을 튼다. 귀여운 한국 청년들과 잔망스러운 미국 청년의 동영상을 열심히 따라 한다. 다들 너무 열심히 하고 있어서 설렁설렁하려는 나의 초심은 언제나 붕괴된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어깨와 팔꿈치 관절을 뽑아가며 몸을 던지는 나를 발견한다.. 그렇게 25분을 따라 하고 나면 더 할 마음이 나지 않는다. 30분을 채워보려 하는데도 영 쉽지 않다. 예전엔 몇 시간씩 연습하고 그랬는데 요샌 어쩜 이렇게 빨리 지칠까..


하루에 두 시간씩은 해야 살이 빠진다는데, 기껏 20분 남짓으로 살들에게 기별이나 가겠나 싶다. 그래도 그 덕에 땀을 쭉쭉 내니,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게다가 이 맹렬한 청년들 덕에 몇 번이고 꺄르르 웃게 된다. 자꾸만 쳐지고, 좀처럼 잘 웃게 되지 않는 요즘인데 말이다.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만들어 준 이 청년들과 유튜브 설립자, 인터넷 통신망 보급자와 늘 지지해주는 가족들, 김대표님, 신이사님... 아, 감사할 사람이 너무 많네. 다이어트도 다이어트지만 우짜든동 좀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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