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확장_ 배움과 슨생님의 위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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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길가에 서 있는 자전거를 발견했다.
보자마자,
‘평행사변형이 어딨지?’
하고 사각형 찾을 생각부터 한다. 그리고는 혼자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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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배우던 어느 날이었다.
그림 선생님이 평소 그리기 어려웠던 것을 가르쳐준다고 했다. 나는 손을 들어 질문했다.
“자전거 타는 거요.”
몇 번이나 실패했던 동작이다.
”자전거 타는 거요, 맞아요. 어려워요. 그래서 자전거는 평행사각형을 그리면 돼요.”
선생님은 뜬금없이 평행사각형을 그렸다.
그리고 그 양 옆으로 큰 원을 두개 그리고, 그 중심으로부터 작대기를 두개 그었다. 평행사각형은 체인과 페달의 위치가 되었다. 큰 원은 바퀴가 되었고, 작대기 두개는 각각 핸들과 안장이 되었다.
몇 개의 도형들은 금세 자전거의 부속이 되었다. 종이 속 여자아이는 어느새 머리를 휘날리며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자전거 바구니 속 강아지도 함께 바람을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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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자전거를 발견하면 나도 모르게 평행사각형을 가장 먼저 찾는다. 그리고는 자신만만하게 웃는다.
‘훗. 저 자전거, 그릴 수 있지.’
이등변 사각형을 중심으로 눈을 굴린다. 양쪽으로 원을 두개, 작대기를 두개 긋고, 작대기 위에 핸들과 안장을 얹는다.
‘봐봐, 이렇게 그릴 수 있다고!’
혼자서 찡긋, 웃는다.
탈 줄만 알았던 자전거를 내 손으로 그럴 듯 하게 그릴 수 있다. 나는 이제 종이 위에서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나의 라이딩 월드가 2D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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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해준다는 것은 참으로 위대하다. 그것은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보이면 가고 싶어진다. 그러면 종국에는 가게 된다. 크건 적건 간에 삶이 바뀐다. 그것이 교육의 힘이고 좋은 선생님의 위대함이다.
좋은 선생님들의 힘을 빌려 조금 더 넓고 뚜렷하게 세상을 보고 싶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굴뚝같은 이 마음은 이미 평행사각형 위로 쌓아올린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고 있다.
바람이 불어온다. 절로 빅 웃음이 지어진다. 잇몸이 선홍빛으로 발그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