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릴리슈슈 Apr 29. 2019

꿈을 향해서 밍기적거릴 수 있는 힘은 여기에서 나온다

-

그리스 신화의 티탄족이 여기 송파구에 산다. 나는 확신할 수 있다.

하루 종일 나의 머리가 아프기 때문이다. 

이거슨 분명 무료한 티탄족 중 하나가 스마트폰 대신 내 머리통을 꾹꾹 눌러대는 것이지, 내가 어제 새벽 세시까지 유튜브를 봐서 그런 게 아니다.



-

자연사해야 하는데. 이러다 자연사 못할까 봐, 서둘러 집에 와서 황급히 밥을 먹고 다급히 반쯤 누웠다.

'아 근데 오늘 수업 두 개나 있지.'

카톡으로 하는 영어 채팅 수업이 두 개나 잡혀있다. 25분씩 두 타임. 거진 한 시간 분량이다.


'에라, 그냥 자버릴까.'

했지만 근검절약의 아이콘인 내가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수업이 두 개면 스벅 아메리카노를 두 잔 먹고도 남는 수업료. 

'근데 난 아메리카노 안 좋아하는데?' 

'멍청아, 그럼 라떼를 먹어 임마' 

하다가 그냥 시간 맞춰 카톡을 열었다.


자판을 두드리는 나의 비트와 엇박자로 나의 머리를 두드리는 티탄족은 좀처럼 멈추지를 않고,

쉴 새 없이 예문과 첨삭을 보내는 나의 성실한 영어 선생님을 따라 나도 함께 자판을 두드렸다.


내가 영어와 티탄을 상대로 보이지 않지만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걸 알았을까?

저 멀리 우간다의 선생님은 내 입으로는 차마 담지 못할 아름다운 언어와 차마 흉내 낼 수 없는 귀여운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들로 나의 지친 엉덩이를 토닥거려주었다.

 

"Super good."

"Thumbs up for you."

"Thanks for the amazing job done my dear. :)"

네에?.. 슈퍼 굳이라구요? 엄지 척요?.. 제가 그렇게.. 막.. 잘한 게 없는데... 따흐흑...


뜰 수 없는 눈을 뜨고, 옮길 수 없는 손가락을 옮겨, 50분 간 쉬지 않고 자판을 두드렸고. 놀랍게도,

그 50분이 끝난 뒤에도 이렇게 또 하나의 창을 열어 글을 쓰고 있다. 

깨달은 바가 있으므로, 그것을 기록할 기운을 얻었으므로.



-

1. 하고 싶은 일을 할 것.

2. 꿈을 도와주는 사람과 함께 할 것.


지독한 피로 속에서도 꿈을 향해서 밍기적거릴 수 있는 힘이 생긴다.

                                                                                                  - 그러니 학원이든 어디든, 돈을 내놓자. 캬캬.





 




작가의 이전글 "야. 거기 아니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