곗돈 같은 마음

by 릴리슈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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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월-"

"강아지야 왜 짖어?"

"월- 월-"

"왜에_? 주인이 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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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전해지지 않는 말을 건넨다.

강아지야, 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네가 흰둥이인지 브라우니 인지도 모르지만, 너는 아주 조용하고 침착한 친구라는 것을 알지. 그리고 하루 종일 집에 혼자 있다는 것을, 네가 큰 소리를 낼 때는 주인의 혹은 주인이라도 생각되는 사람의 발걸음을 들을 때뿐이라는 것도 알아. 그런데 가끔 아무 발소리도 없는데 네가 월- 월- 하면, 나는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혼자 있는데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른가. 그런 걱정이 들어. 아무 일이 없이 그냥 너의 주인이 보고 싶어서 짖는 거래도, 아니다. 그것도 아무 일이 아닌 게 아니잖아. 많이 보고 싶어서 어쩌지.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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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 도울 수 있는 일이 없을 때가 많아. 마음밖에는 보낼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런데 뜻밖에도 내가 마음을 보냈던 순간들이 곗돈처럼 나에게 다시 돌아오는 때가 있어.

누구도 내게 뭔가를 해줄 수 없는 때, 혼자서 뭔가를 해내야 할 때마다

'나처럼 누군가도 나에게 똑같은 마음을 보냈을 거야. 내가 영 혼자는 아닐 거야' 하고.

내가 마음을 보냈던 시간을 근거로 근거 없는 위안을 만드는 때가 그런 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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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야. 그렇게 너의 안부를 살피고 마음을 보내는 것으로 나를 돌보게도 되니

네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세상 모든 혼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이 든다.

혼자일 때나 함께일 때나 늘 고요하고 따뜻한 시간이길 바라. 네게도, 내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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