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떠나도 괜찮아_ 1

by 릴리슈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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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에 출발이야."

"언제 와?"

"9월 초에?"

"너 괜찮겠어?"

"다 사람 사는 덴데 뭐."


아니, 아니. 아니야. 아니라고. 아니야.

여름에 대만 가는 거 아니야. 아니야. 다시 생각해.

길에 나선 지 10분 만에 일사병을 겪으며, 나는 비행기표를 사던 3월의 나를 생각한다. 그리고 두 어깨를 부여잡고 흔들어댄다. 너 그거 아니야. 정신 차려.


하지만 어지러운 건 3월의 내가 아니라 지금 뙤약볕 아래의 나다.

이대로 남국의 거리에서 쓰러질 일이 아니라면, 방법을 찾아야지.

황급히 편의점으로 뛰어들어간다.


편의점 안 점원들의 옷은 긴팔이다.

1분 전은 어지러웠지. 그리고 나는 이제 춥다. 야 여기도 아니다. 이온음료를 서둘러 사서 나온다.

어학원에 앉아 수업이 시작되는 종소리를 기다리고, 다시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를 기다린다. 여간해서는 잘 울리지 않는 수업 끝 종소리. 그리고 체력과 심력이 바닥난 내 마음속에서 반복적으로 울리는 생각.

'아 나 여기 왜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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