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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졸업을 하기로 했으니 망하면 안 된다.
전공필수/전공선택 중 채워야 되는 것들을 봤더니 대 어려운 과목들만 남아있다.
이야.. 학교 다니던 나를 한번 더 소환하고 싶다. 어쩜 그렇게 어려운 것만 피해서 안 들었을까..
세상 제일 무서운 말이 '결자해지' 아니겠는가. 내가 그 결자라서 해지하러 왔는데 이거 너무 장난이 아닌 것이다. 아.. 이처럼 지어둔 업장은 고스란히 남아서 소멸되기를 기다린다. 무서워..
무섭지만 해지는 해야 하니 방법을 찾아본다.
다행히도 두 학기로 졸업이 가능했다. 나는 기쁨인지 슬픔인지 알 수 없는 눈물을 닦아내며 울면서 학점을 꽉꽉 채워 신청했다. 그리고 수업을 들어가 보니 통째로 외워버리면 가능한 수업들이 몇몇 있었다.
'그래. 세상에 죽으라는 법은 없지.'
그러나 원어민 교수님 수업만큼은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 사람만큼 또 죽기 쉬운 게 없지.'
내주시는 과제도 알아들을 수 없어 주위의 파릇파릇한 학우님들의 대화를 귀동냥으로 듣다, 한 학우와 말을 트게 되었다. 과제를 알려주어도 할 수 없었던 나는, 번역문이 없는 교재의 번역을 이 친구에게 부탁하게 되었다. 챕터당 n원. 굳딜. 번역문을 전달받으며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주고받다 알게 된 이 친구의 놀라운 중국어 실력 향상 역사에 어찌 중국어를 익혔느냐고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나에게 답했다.
"대만에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