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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름에 대만 어때요? 저는 가려면 이번 여름에 가야 하니.."
"여름도 덥긴 한데, 비가 많이 오고 실내는 많이 시원해서 지낼만해요. 괜찮아요!"
길을 나선 지 10분 만에 일사병 증세를 느낄 때마다 나는 그 학우의 맑고 밝은 표정을 떠올렸다. 정말로 맑고 밝았다.
'맞아요 학우님.. 학우님께 대만의 여름은 그러했을 거예요.. 다만 제 대만의 여름도 학우님의 여름 같을 거라고 생각했던 제가 어리석었던 것이지요....'
대만의 여름은 혹독했다. 낮밤을 가리지 않는 더위는 38도가 기본이었다. 양산과 손풍기를 구비해도 소용없는 더위였다. 화장은 아파트 계단을 내려가면서 이미 지워지기 시작했고, 1층에 도착하면 땀방울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려 다시 샤워를 해야 할 몸이 되었다. 대만에 도착한 지 일주일 만에 눈에는 알레르기가, 귀는 다른 사람의 소리는 잘 안 들리고 내 소리만 가득 울리는 이관 협착증 증세가 나타났다. 딸이 대만에 오게 된 김에 같이 잠깐 여행만 하고 돌아가려던 어머니는 아마도 내 꼴 때문인지 두 달을 함께 머물기로 했는데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극심한 구내염이 겨우 나을 때쯤 대만 모기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와 내내 고생하게 되었다. 이 와중에 중국어 공부가 될 리가 만무.
곧 쓰러질 것 같아서 중국어 공부는 못하고 금토일 주말마다 여행만 다녔다. 음?
"아니 이렇게 더운데 무슨 공부입니까 어머니 관광이나 다닙시다."
"그것 참 좋은 생각이구나 딸아."
- 하이파이브-
(그러나 함께 어학원을 다닌 어머니는 하루에 4시간씩 복습하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