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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슈슈 Sep 29. 2022

해보자 해보자

저는 열 시 삼십 분에 능히 잘 수 있습니다.. 나는 어른이니까…


나는 왜 도대체 잘 못 잘까?

정말 죽겠는데도 자려고 하지 않는다.

잠을 끝없이 밀어내다 지쳐 잠든 뒤 다음 날 아침에는 세상을 저주하며 일어나는 좀비가 된다.


왜 잠들려고 하지 않는가?

이유는 꽤 많은데 얼마 전 나와 심도 깊은 대화를 해 본 결과, ‘하루가 충분하지/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치.. 맘에 들 수가 있나.

하고 싶은 공부 할 에너지, 시간이 없는 채인 삶이 너무 길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고 싶었다고 착각했던 것을 열심히 하던 시간,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외면하기 위해 데려온 다른 무언가에 집중하는 삶이 길었다.


뭐 어쩌겠어. 결단은 중요하고 변화는 만들어내야겠지만 타고난 성미와 경향성이 있으니 단박에 될 수는 없다. 기적의 논리를 잘도 만들어내는 나라서 설득할 수도 없으니 확언을 읊으며 나를 달랜다.

‘오늘 하루는 완벽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완전했다.’

‘내게 필요한 것을 다 받은 하루다.’

‘그러니 자도 된다.’

가슴에 두 손을 포개어 얹고 중얼중얼하다 보니 손에 쥐었던 책이 고만 무겁게 느껴져 내려놓았다.


하..


뇌는 답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나는  잘까?  나는  할까?’ 같은 질문을 던지면  자는 이유,   이유만을 찾아낸다고 한다. 그래서 원하는 것이 있으면, ‘ 나는 잠을 제시간에  잘까?  나는 00 이렇게 잘할까?’ 같이 의문문을 만들어 많이 읊고 들으라고 한다.

( <어포메이션> 노아 세인트 존)


책을 읽고 많은 항목을 만들어서 실천해보았다. 대단한 효과가 있었다! 뇌가 답을 찾기도 하지만 하도 들으니까 뇌가 수시로 저런 말들을 떠올리니 그 자체로 그런 사람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었다. 그러니 애써 노력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런 사람이 되는 효과가 있었다.

가장 효과가 좋았던 , ‘ 나는 이렇게 유쾌하지?’ 였는데, 일하다가 급분노가 일어날   문장이 떠오르면서 팡팡 웃게 되었다.


그러면 잠은 왜?

잠도 저런 의문문을 만들었지만, 책에서도 말하듯 의문문만 읊어서는 안 되고 그 항목을 위한 액션플랜을 만들어서 실천했어야 했는데

그게 저는 잘 안됐어요.. 쭈굴.. 증맬 쉽지가 않았으요..


그치만 이제는 정말 해내고 싶어..

귀인께서 정말 완곡하게 ‘일찍 자라’고 하시는데

내가 참 너무 면구스러워서 흑흑..

그 행간에 얼마나 많은 말씀을 접어 두셨는지 알기 때문에..


그르니깐 오랜 습관이다 뭐다 시험 봐야 된다 내가 이렇게 살면 안 되고 뭐라도 해야지 그런 모든 목소리들은 그야말로 잠재우고 이번 한 달은 증맬로 해보자! 해보자!




#단정한100일의반복

#해보자

#쿠라이쿠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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