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가 왜 거기서 나와요? #환송공연 #아름다운사람 #따흐흑
-
소식을 알 수 없던 최애를 뉴스에서 보았다. 그것도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에서.. 후..
최애가 국가픽이라 좋은 점은 뉴스 생중계로 그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쁜 점은 직캠이나 메이킹 같은 게 1도 없다는 것이다.. 후..
청와대가 고화질 클로즈업 영상 같은 거 좀 풀어주면 참 좋으련만, 정 안되겠다면 음원이라도 좀 풀어주면 좋겠다. 그리고 기왕 푸는 거 접때 도람푸 왔을 때 했던 것도 쫌 풀어줬으면 좋겠는데..
"어디로 가야 하죠 슨상님..?"
-
남북정상회담이 있던 오늘은 백수생활 동안 가장 일찍 일어난 날 중 하루였다.
부은 눈으로 대통령의 벤츠가 달리는 모습을 좇다, 그냥 티비 앞에 작업대를 펼쳤다. 생중계를 지켜보며 작업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자꾸만 눈물이 났다. 마음이 자꾸 벅차서 빙충맞게 자꾸 울었다.
오후를 바삐 보내고 저녁 수영을 가려는데, 뜬금없이 나의 최애가 환송공연을 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떡밥 희귀재인 그를 라이브로 반드시 보기 위해, 나는 수영을 마치고 힘차게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집에 왔더니 왜 이렇게 빨리 왔냐며 김여사가 의아해했다. 시계를 보니 평소보다 15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김여사에게 당당히, '나는 덕후이기 때문' 이라고 대답하진 않았다. 역시 나이가 들면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할 줄 알게 된다. 아니 나이가 들면 덕후같은거 안하게 되면 좋겠는데... 외로운 덕후의 삶..
자리를 잡고 앉아 공연을 기다렸다. 만찬이 늦어져 공연시간도 늦어졌다.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는 덕후이니까. 덕후는 기다릴 수 있다. 설레는 마음을 더 오래도록 가질 수 있으니 그것도 좋다.
공연이 시작됐다. 공연이 끝났다. 후..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함께 보던 가족들 앞에서 차마 덕밍아웃은 할 수 없어, 감격스런 마음을 눌러 앉히느라 힘겨웠다. 내 방으로 빠르게 돌아와 영상을 다시 보며 혼자 입을 틀어막고 오열했다. 안 그래도 오늘 하루 종일 감격스러웠는데 최애의 공연으로 아주 방점을 찍었다.
-
역사적인 하루를 성실히 관전하고 나니 마음이 묵직하다. 이 묵직함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오늘 한 사람의 리더가 일으킨 거대한 변화의 시작과, 한 예술가의 음악이 그 시작에 기대와 설렘, 감동을 실어주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또 한 번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성실히 갈고닦은 사람이 세상을 위해 자신의 것을 펼치는 모습은 늘 벅차게 아름다워서, 나도 과연 조금이라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사실은 그럴 수 없을 것 같다는 패배감이 늘 끼어든다. 아직 앞이 잘 보이지 않으니까..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 하는 것이 답이라고, 지금은 그렇게 믿어 볼까 한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그것이 답이라고 당분간은 믿어봐야겠다 싶다. 그저 지긋_하게 쌓아 가보자고 혼자 어깨를 툭툭 두드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