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DHD, 그리고 공부

집중이 전혀 되지 않아

by 꽃빛달빛

현재 나는 취준생이자, 개발자 지망생으로서 부트캠프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매일 짬을 내서 프로그래밍을 연습해 보고, 예제를 풀어보고 진심 200%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한 가지 걸림돌이 되는 것은, 역시나 ADHD다.


나의 수업을 담당하시는 선생님은 사과를 설명한다고 예를 들면....


"사과는 사과나무목에, 사과나무속에 속하는 사과나무라는 식물의 열매입니다. 보통 4월에서 5월 사이에 꽃을 피우며, 이때 인공수정이나 자연적인 수정을 통하여 사과라는 과실을 맺게 됩니다. 야생의 사과나무는 톈산 산맥과 타림 분지가 최초 발생지로 알려져 있으며......(중략) 사과는 보통은 빨간색을 띄고 둥글지만~ (중략)"


이런 식의 설명을 하신다.


사과의 중요한 점이 사과는 빨갛고 둥글다. 사과를 반으로 가르면 중앙에 씨앗이 있다.라고 친다면 설명을 위와 같은 방식으로 하신다.


이런 설명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자세한 설명과 왜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작동원리를 설명해 주신 다는 점에서 정말 좋은 선생님이다.


이 상황에서의 문제는 바로 나였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ADHD는 선생님의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게 방해를 한다.

귀에 소리가 지나가버리고 뇌에는 남지 않는 듯한 느낌.


덕분에 나는 수업을 듣고도 뇌에 남는 것이 없어 따로 공부를 몇 시간씩 해야만 했다.


그냥 집중해서 들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정상인이었다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지만, ADHD 특성상 선생님의 설명 중 자꾸 다른 생각이 튀어나온다. 애써 누르고 다시 집중을 하면? 내용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게 설명은 이미 지나가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자꾸만 튀어나오는 생각을 막을 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나 스스로가 이렇게나 원망스러울 수가 없다.


결국 이 ADHD라는 단점을 이겨내는 것도 내 몫이지만, 가끔은 억울하기도 하다.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나서 남들보다 노력을 배로 해야만 하는 걸까... 하고 말이다.


그래도 이게 나라고 다독이며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또다시 노력해 본다.

ADHD와 함께 산 세월이 얼마인데, 그깟 집중력 따위에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캠프가 끝난 후 멋지게 성장한 내 모습을 기대해 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용종 제거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