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우울감과 열등감이 전염될 수 있음)
문학동네와 창비에 응모한 신인문학상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나같은 것에게 상을 줄리가' '재주는 있는데 재능은 없는 거겠지, 아니, 애당초 재주가 있긴 한가?' 따위의 엄청난 자기 혐오가 며칠 간 머릿속을 뱅뱅 맴돌았다. 자그마치 십여 년이다. 십여 년이면,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강산이 세 번은 바뀌고 남는다. 서른 살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는 뭐라도 정말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뭐 하나라도 제대로 잡긴 해야 하는 게 아니겠냐고, 가혹하다시피 자기 채찍질을 연거푸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십여 년을 해도 안되는 거면, 이제는 좀 스스로 물어봐야 하는 게 아닌가.
나, 왜 자꾸 공모전에 참여하고 있는걸까.
'what'과 'how'에만 집중하느라 'why'는 놓치고 있었던 것 같다. 왜?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문학이 좋아서, 또 누군가는 출세욕 때문에, 또 누군가는 심심해서(?)... 그렇다면 나의 '왜'는 무엇일까? 자기 혐오가 지나간 자리에 남은 커다란 물음표 하나.
어쩌면 이 물음표에 대한 답이, 문학동네와 창비의 신인문학상보다 중요한 건지도 모르겠다. 화려한 등단도, 문단의 인정도, 상금(!)도, 꽃다발도 없지만, 적어도 나와 내 인생의 정직한 '마주봄'은 있는 거니까. 갈망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커다란 물음표 하나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