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아래 땅속에서 꽃씨가 말했다
흙이 따뜻하고 촉촉해졌어
이제 밖으로 나갈 시간이야
나무에서 휘파람 소리가 났다
아니 아직 나올 때가 아니야
멀리서 오는 구름이 눈을 내릴지도 몰라
흙이 이렇게 포근하고 말랑거리는 건 나가도 좋다는 뜻이야
바람이 차가워지고 있어 내 머리끝이 선뜻한 걸
아니야 지금,
지금 나가지 않으면 난 다음 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몰라
좀 더 잠을 자는 건 어때
작은 새싹이 고개 내밀고
멀리서 온 구름은 하얀 눈을 뿌리고
나무는 새싹에게 마른 낙엽을 덮어 주었다
그렇게 봄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