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에 데구루루 굴러와 멈추는 낙엽처럼 시 한 편 뚝 떨어져 주울 수 있다면 좋겠네
아침에 눈을 뜨면 봄 햇살 같은 시가 내게 뚝 떨어져 내렸으면 좋겠네
마법처럼 김 나는 아침 식탁이 뚝 차려져 있었으면 좋겠네
내가 해야 할 일을 뚝딱 누가 대신 해주면 더 좋겠네
비빗비빗 지나가던 새가 웃는다
아침 식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를 키우고 수확하고 다듬고 썰고 끓이고 차려야 하는데
시는 읽지도 쓰지도 않으면서 시가 뚝 떨어지길 기다리다니
시경에 이르기를
“시 삼백 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생각에 삿됨이 없는 것이다.”라고 했다
시 한 편도 제대로 쓰지 못하면서 삿됨만 가득하다.
욕심 과한 도둑놈이 여기 있구나
사무사(思無邪)
**김이경 작가님의 <시 읽는 법>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