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화를 찾아서
옛날 미국 남부에 있는 큰 농장에 마리타라는 아름다운 처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마리타의 부모님은 큰 부자여서 딸의 신랑은 만 마일 밖에서도 보일 만큼 훌륭한 행렬을 가진 젊은이를 원했습니다.
그 소문을 들은 악마가 눈부시게 장식한 마차와 몇백 명의 하인을 데리고 왔습니다.
부모님은 정중하게 마리타에게 청혼하는 악마에게 결혼 승낙하고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식 후 마리타와 악마는 마차를 타고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는 미친 듯이 달리고 달렸습니다.
그리고 불을 뿜는 분화구로 속력을 내어 들어갔습니다.
마리타는 너무 놀라 기절했습니다.
악마의 집에는 노파가 있었습니다.
노파는 악마의 아내였고 아름다운 마리타에게 아내의 자리를 빼앗길까 두려웠습니다.
마리타에게 남편이 악마라는 것을 알려주고 도망갈 수 있게 도와주기로 합니다.
악마의 아내는 마리타에게 소를 훔치게 하고 악마에게 따돌릴 수 있는 물건들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마리타는 소를 타고 달렸지만, 악마가 탄 소가 더 빨라서 따라 잡히게 되자 벽돌을 던졌습니다.
벽돌은 거대한 담이 되어 악마의 발길을 잠시 잡아둡니다.
그동안 마리타는 다시 도망을 쳤습니다.
악마에게 잡히려 할 때마다 물건 하나씩을 던져 악마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필사적으로 도망쳤습니다.
악마에게서 간신히 도망쳐 집으로 돌아온 마리타는 문을 잠갔습니다.
악마는 아내를 돌려 달라며 마구 문을 두드렸습니다.
부모님은 정체를 숨기고 결혼한 것은 무효임을 주장했습니다.
악마는 수수께끼 세 개를 내어 맞추면 그냥 돌아가겠다고 합니다.
현명한 마리타는 세 개의 수수께끼를 맞히고 악마로부터 풀려날 수 있을까요?
출처 : 지경사(1988년) 소년소녀돌핀문고 세계의 전래동화(하권)
인간의 욕심을 풍자하는 동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돈보다는 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부모님도 악마의 아내도 자신의 이익에만 골몰합니다.
결국 악마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마리타 자신뿐입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악마에게 시집가서 평생 고생하며 살아갈 수도 있었겠지요.
인간 세상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금전적인 면만 보고 결혼을 한다면 과연 그 결혼이 행복할까요?
행복이 배제된 결혼이 될 수밖에 없지요.
결혼은 성실하게 서로를 배려하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많든 적든 서로를 위하지 않는 결혼.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는 결혼이라면 분쟁과 미움만 남아 결국 파탄에 이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명한 마리타는 악마에게서 벗어났다면 다음에 누구와 결혼했을까요?
아니면 다른 선택을 했을까요?
동화에서 그다음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결혼만이 인생에 목표이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나 자신에게 당당하다면 결혼해서도 당당하게 살 수 있습니다.
남편에게 나의 모든 것을 맡기고 결혼한다면 평생 남편에게 매여 살게 되겠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