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금이 작가는 어릴 때 가장 좋아했던 놀이는 이야기 만들기였다고 한다. 그동안 쓴 작품은 <하룻밤>, <너도 하늘말나리야>,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밤티마을’ 시리즈 등의 동화가 있고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청춘 기담>, <유진과 유진>, <소희의 방>등의 청소년 소설이 있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에 2020년 한국 후보로 선정되었다.
그린이 최명숙 작가는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한겨레 그림책 학교에서 그림책 공부를 했다. 쓰고 그린 책으로 <아랫집 윗집 사이에>, <돌려줘요, 스마트폰>이 있다.
출판사 : 해와 나무(2019.05.20.)
줄거리
할머니가 한 달 전쯤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팔과 다리를 다쳤었다. 이제 깁스를 풀고 일하러 가야 하는 할머니는 동준을 방학 교실에 가라고 한다. 방학이라서 할머니가 일하러 나가시면 종일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 동준은 마지못해 방학 교실로 간다. 가는 길에 혜나를 만난 동준. 혜나는 동준을 부르고 방학 교실에는 없는 게 많은 아이만 간다고 생각했던 동준은 혜나도 간다는 말에 놀란다. 동준은 혜나와 같이 공부하게 되어 기분이 좋다. 선생님은 그림 그리는 시간에 자신의 꿈을 그려보라고 한다. 글씨를 잘 못 쓰는 동준은 글씨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공을 그린다. 혜나는 건축가가 되어 성이 다른 동생들의 방을 따로 지어주고 싶다고 한다. 동준은 새아빠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하는 혜나가 멋져 보인다. 동준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모둠도 같이 하자고 하자 혜나가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생님에게 선물을 주는 혜나를 보고 심통이 난다. 그리고 방학 교실이 재미없어졌다. 동준은 일부러 장난을 치고 말썽을 부린다. 그런 동준을 타이르던 선생님은 축구를 하자고 하고 동준은 선생님을 이기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4대 0으로 진다. 약이 오른 동준은 주말 내내 드리블 연습을 하고 선생님에게 축구 시합을 하자고 한다. 선생님은 모둠활동을 잘하면 축구 시합을 하겠다고 하고 동준은 말썽 부리지 않고 수업에 참여한다. 선생님과 다시 축구 시합을 한 동준은 한 번도 이기지 못해 눈물이 나려는 것을 억지로 참는다. 방학 교실 마지막 날 썰매장에 간 방학 교실 친구들. 동준은 썰매장에서 선생님과 썰매 타기 시합한다. 썰매 타기 시합에서 이긴 동준은 선생님과 방학 교실이 끝난 후에 같이 축구하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선생님과 같이 가게 된 동준은 선생님이 옥탑방 아저씨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동안 다친 할머니도 병원에 모셔다 주고 현관 등도 갈아 주셨지만, 동준과 엇갈려 한 번도 못 만났다. 선생님과 같은 집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동준은 집으로 들어가면서 켜진 현관 등처럼 마음도 환해지는 것을 느낀다.
작가의 말
“이 세상에 이름 없는 존재는 없어요. 하지만 누가 어떻게 불러 주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지요. 여러분이 부르는 이름도 그 주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몰라요. 당장 우스꽝스러운 별명으로 놀리듯 부르던 친구를 이름으로 불러보세요, 다정한 목소리면 더더욱 좋고요. 친구 얼굴보다 내 마음이 먼저 환해질걸요.”
동준은 할머니와 둘이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방학 교실에 가는 것도 싫어한다. 다른 아이들이 알까 부끄럽다. 집도 지하방에 사는 것이 싫다. 그래서 자신감도 없다. 선생님은 동준의 그런 마음을 헤아려주고 기분 나쁘지 않게 축구 시합으로 동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김동준이라고 부르기보다 마지막에 동준아! 하고 부른다. 그만큼 동준이와 가까워졌다는 의미이다. 동준은 환해진 마음으로 집으로 들어간다. 다음날 선생님과의 축구 시합을 꿈꾸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화다. 소외된 이웃 아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안아주는 선생님의 마음이 아름답다. 세상이 각박하다지만 이렇게 이런 선생님들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것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들어가 있다. 화난 마음으로 부르면 화가 날 것이고 다정한 마음으로 부르면 다정함이 불린 사람에게 느껴질 것이다. <내 이름을 불렀어> 선생님이 다정하게 동준아! 하고 불렀을 때 동준의 마음이 따스하고 환하게 켜진 것처럼 타인의 이름을 부를 때 따스함을 가득 담아 불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