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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자전거

by 황현경


빨간 자전거

공원길에 빨간 세발자전거

외로이 홀로 서 있네


의자는 깨져서 금이 가 있고

핸들은 삐뚜룸 휘어져 있네

누가 놓고 간 자전거일까?

사랑스러운 친구는 몽실몽실 엉덩이로 의자에 앉아

귀여운 작은 발로 힘차게 삐뚤빼뚤 공원을 누볐지

세발자전거는 가슴을 내밀고 바람을 맞으며

친구와 신나게 달렸었는데

쿵 넘어지고 탁 자빠져서

세발자전거는 삐뚜름해졌네

친구는 언제 올까?

해지는 공원에서 삐뚤어진 손잡이로 고개를 갸웃갸웃

친구를 기다리네


깨진 의자이지만 다시 한번 친구와 달리고 싶어

슬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친구를 기다리는 빨간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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