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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토마토

by 황현경

방울토마토 또는 체리 토마토는 2~3cm 정도 크기의 토마토로 페루와 칠레 북부가 기원인 것으로 간주한다. 땅에서 자라고 한해살이다. 적어도 1800년대 초부터 경작하였다. 방울토마토는 리코펜 성분이 많으며 리코펜은 염증 및 혈액 응고와 같은 문제해결에 도움을 준다. 그 외 눈 건강과 피부미용, 노화 방지, 뼈 건강 등의 효능이 있다. 열매의 성장 과정에서 토마틴이라는 성분이 생성되는데 쓴맛이 있고 구토를 유발한다. 따라서 덜 익은 토마토는 섭취하면 안 된다. 토마틴은 열매가 숙성되면 자연분해 된다. -위키백과에서 인용.-


요즘 점심으로 방울토마토, 당근, 고구마, 달걀, 오이 같은 것들을 먹는다. 밥보다 먹기가 편하다는 이유로 밥은 아침마다 하면서 한 끼도 안 먹고 야채로만 때울 때도 있다. 요즘 오이, 당근, 방울토마토가 제철이라 아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방울토마토 750g 한 팩에 3,500원, 오이 5개 2,000원, 당근 한 바구니 3,000원.

농사지으시는 분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싸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방울토마토를 키우느라 들어가는 수고로움. 다 자랄 때까지 돌봐 줘야 하고 수확하기 위해 힘들게 고생해야 할 텐데 소비자에게 이 가격에 판매하면 생산자는 얼마나 낮은 가격에 출하하는 걸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먹을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이도 방울토마토도 좀 비싸서 살 엄두가 나지 않았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한두 봉지 쟁여놓고 먹을 만큼 부담이 없어졌다.


방울토마토는 여러 가지 모양과 다른 맛이 난다. 크기도 큰 것, 작은 것, 길쭉한 것, 동글동글한 모양. 맛도 모양도 천차만별이다. 단맛과 새콤함이 같이 어우러지면서 껍질이 얇고 단단해서 씹으면 아삭한 느낌이 드는 맛도 있지만 어떤 것은 약간 물렁물렁하며 단맛이 푹하고 배어 나오는 것도 있다. 토마토 종류를 잘 먹지 않았었는데 입맛이 변한 것 같다. 단감같이 다디단 과일만 좋아했던 내 입맛이 이제는 새콤하고 아삭한 맛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이도 좋다. 아삭아삭 씹히면서 시원한 물이 입안 가득 넘치는 오이. 달콤하고 시원한 맛에 자꾸 집어먹게 된다. 그래서 산에 갈 때면 갈증 해소를 위해 가지고 간다고 한다. 오늘 점심도 오이와 방울토마토 그리고 삶은 달걀 한 개다.


방울토마토를 보면 늘 생각나는 사건이 하나 있다. 큰아이가 5살쯤 되었을 때 장난이 심해서 비어 있는 책꽂이에 들어가 엎드려 있기도 하고 방안을 깔깔거리며 뱅글뱅글 돌기도 했었다. 아데노이드 비대로 인해 밥을 잘 못 먹었지만, 방울토마토는 주는 대로 받아먹곤 했다. 그날도 방 안을 뛰어다니며 놀던 아이가 발이 걸렸는지 갑자기 엎어져 울음을 터트렸다. 다쳤나 싶어 아이를 얼른 일으켰다. 아이는 입을 크게 벌리고 울고 있었고 입안에서 붉은 액체가 흘러나왔다. 순간 가슴 철렁했다. 엎어지면서 혀라도 깨문 걸까? 피가 나는 것 같아 안아서 달래주며 휴지로 입을 닦아 주었다. 다행히 피는 아니고 방울토마토를 씹다가 넘어져서 그 물이 흘러나온 것이었다. 놀란 마음에 피라고 생각했다. 덩어리가 있어서 혀를 깨물었나 하고 놀랐다. 아이는 엎어진 것에 놀라서 울음을 터트렸다.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과 함께 웃음이 터져 나왔다. 큰아이는 울다 말고 엄마 아빠가 웃으니까 무슨 일인가 싶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던 모습이 기억난다. 방울토마토를 먹을 때면 생각나는 일화다. 보기 좋고 먹기 좋고 건강에도 좋은 방울토마토가 바닥이 났다. 내일은 시장에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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