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센터
자살 예방 센터 1393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SNS를 하다 보면 무기명의 사람들에게 댓글이나 DM이 올 때가 있다.
그중에 몇 건은 자살하기 직전에 댓글을 남긴다는 글을 남기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도 그런 감정을 느끼고 싶었을 때가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삼 일 전에도 네이버 알림이 울렸다.
내가 포스팅한 글과는 전혀 다른 내용과 상관없는 긴 장문의 댓글이 달려있었다.
내용의 요약을 해보자면 남자친구랑 얼마 전 헤어지고 살 용기도 힘도 없다는 내용이었다.
댓글을 읽고 그냥 지나치거나 지울 수도 있지만 난 어떤 글을 남길지 한 동안 생각을 했다.
내가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자살을 생각을 많이 했던 때는 사유는 다르지만 생을 마감해야 모든 게 끝날 것만 같았다. 어쩌면 당면한 어려움을 직시하지 않고 도망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나도 자살을 생각해 보았던 입장이지만 ' 생명은 소중하다.' , ' 남겨질 가족을 생각해 봐라', ' 아직 젊다.' , ' 분명히 좋은 날이 온다' 이런 말들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안다.
우울이나 깊은 수렁에 빠졌을 때는 아무리 좋은 말을 들어도 나와 상관없는 동 떨어진 말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한 동안 생각하다가 나는 1393 전화번호가 생각났다. 1393은 자살 예방 센터 전화번호이다. 신원 보호 보장도 해주며 무료 상담을 해준다. 물론 전화 한 통으로 모든 것이 해결해 주진 않는다. 하지만 그곳에 전문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겪어본 문제라고 쉽게 말해 줄 수 없는 아주 무겁고 조심스러운 문제이다.
생을 스스로 마감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지만 그 순간의 감정들을 잘 넘어서 마흔이 넘게 살아왔다. 지금 돌아보니 분명 삶은 롤러코스터 같아서 내려가는 구간이 있으면 반드시 올라가는 기간도 있다.
단지, 올라가는 구간은 힘이 들지 않기에 우리 기억 속에서 쉽게 잊힌다. 하지만 힘들고 내려가는 구간은 힘이 들기에 기억에 상처를 남기고 깊은 흔적은 남긴다.
그런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려고 위로를 해주는 분들도 많지만 마치 그런 사람들의 정신력이 문제라면서 지적을 하는 사람도 있다. 우울감과 우울증은 엄연히 다르다. 밝게 생각을 하고 운동을 하고 바쁘게 생활하라는 말만큼 무책임한 말은 없다. 우울증과 무기력에 빠진 사람도 해볼 만큼 해보았다. 그 들에게 필요한 것은 조언이나 위안이 아니라 전문가 집단의 치료가 필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 문턱이 서울대 보다 높은 것 같다. 정신건강의학과는 내과나 이비인후과랑 같다. 내과에 가는 환자 중에 위중한 환자들도 있지만 경미한 환자들도 치료를 위해서 간다. 사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어느 병원을 가는지 무슨 병이 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살아야 하고 나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1393 번호로 상담을 신청하거나 심리 상담소를 적극 추천한다.
우리 신체만큼이나 우리 정신건강은 중요하다. 몸과 마음 정신은 이어져 있다. 몸이 아픈 것은 겉으로 보이지만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것은 겉으로 보이지 않아서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나의 삶은 나의 것이고 내가 주인공이기에 내가 가장 중요하다. 내가 있어야 가족도 타인도 있는 것이다.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가 된다.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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