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의 안경을 쓰고 보면 모두가 ADHD이다.
내 아이가 ADHD라고 자랑할 일도 아니지만 창피해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ADHD는 스팩트럼이기에 아이들의 양상과 정도는 천차만별이다. 심하다고 해서 더 좌절할 일도 덜 심하다고 해서 기쁠 일도 아니다.
ADHD [ 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는 한국말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고 표기한다. 하지만 장애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에 무겁게 느껴지지만 나는 ADHD는 타고난 기질과 성향에 가깝다고 생각을 한다. 기질이 예민한 아이들이 있고 성향이 활달하고 사교성이 있는 것처럼 ADHD 아이들은 주의력 집중력이 떨어지고 과잉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도드라지게 나타날 뿐이다. 심지어 과잉행동을 보이지 않는 조용한 ADD도 있다. 그렇기에 어떤 전문가도 아이를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ADHD진단을 하지 않는다. 성인이 될 때까지 자신이 ADHD인 줄 모르고 살아온 성인 ADHD 환자도 많다.
아이의 성향과 기질이 ADHD와 비슷하다고 해서 다 ADHD도 아니다. 소아 우울증이나 소아 불안증이 있을 때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때로는 위의 설명한 질환이 여러 가지 섞여 있을 수 있다. 불안, 우울, 기쁨 등과 같은 사람의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감정을 모든 사람이 골고루 가지고 있다면 좋겠지만 같은 비율 발달을 한 사람은 어느 누구도 없다. 그렇기에 사람은 오묘하고 독특하며 자신의 고유의 특성을 가진 존재로 모두 소중하다.
스릴을 즐기고 모험심이 많은 사람을 보고 어느 누구도 손가락질이나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는다. 혼자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의 성향을 가지고 어느 누구도 병이라 할 수 없다. 그건 그 사람의 선택이자 성향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ADHD 아이가 갖은 특성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피해를 주는 경우에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ADHD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게에 약도 먹이고 여러 가지 활동들로 아이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편견의 안경으로 ADHD를 바라본다. 진단 전에는 장난을 치고 잘 놀다가도 진단 소식을 알리면 그 아이가 뭔가 많이 달라 보이다는 듯 아이가 하는 행동행동 하나를 ADHD 질병과 엮어서 생각한다.
아이들은 원래 산만하고 원래 실수를 잘한다. 일반 아동이던 ADHD 아동이건 모자란 부분을 집과 학교에서 채워야 하는 문제이지 진단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가 기준은 아닌데 말이다. 그런 사회적 낙인이 무서워서 병원을 가길 미루거나 약을 먹지 않는 사례들이 생겨나게 된다. 전문가도 겉으로 행동하는 모습으로 섣불리 ADHD를 판단하고 진단 내리지 않는데 삼삼오오 모여 앉은 똑똑한 엄마들은 전문가 수준으로 자신의 아이와 같이 노는 친구들을 판단하는 경우는 종종 보게 된다. 차라리 ADHD에 대한 지식과 공부가 되어있는 엄마들은 덜하다. 그러나 얼핏 들은 지식으로 푸릇푸릇하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낙인을 찍는다.
주의집중력이 낮거나 과잉행동을 보이는 실제 ADHD 아이들보다 주변의 분위기를 선동하는 어른 같지 않은 양육자들을 보게 된다. 심지어 집중력이 낮으니까 무조건 지적 능력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ADHD는 좋은 대학과 직업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존재한다.
나는 그런 분위기에 그런 사회에 묻고 싶다. 신경발달이 더디게 발달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마치 범죄자나 루저처럼 취급하는 사람들의 행동에는 문제가 없는가? 치매가 걸린 어르신이나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도 모두 존중받아야 하는 소중한 인간이다. 실제 아무런 질환이 없어도 남에게 해를 가하거나 피해를 주는 일은 허다하다. 분노가 일시적으로 조절이 안되거나 머리 좋은 사기꾼들까지 너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현대에 ADHD 진단을 받은 아이들이 더 문제아나 예비 비행 청소년으로 주홍글씨가 찍힌다면 치료를 마치고 정상으로 돌아올 ADHD 아이들의 정서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양육자,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 합심해서 잘 이끌어 주고 기다려 준다면 충분히 미처 발현되지 못한 많은 원석 같은 재능들을 펼치기도 전에 사회집단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닭이 먼저다 알이 먼저다 할 것 없이 우선 내 아이부터 편견의 안경을 씌우지 말자. 편견의 안경으로 보면 모든 게 문제로 보인다. 모든 사람이 ADHD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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