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ADHD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누가 언제 어떻게 아이한테 말해야 할까?

by 이도연 꽃노을




나는 모모가 ADHD 진단을 받고 얼마 안 되어서 ADHD 성향에 대해 모모에게 말해주기로 결심했다.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이해는 할지 고민도 많이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엄마인 내가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담담하게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듯... 그때는 나도 모모의 ADHD 진단에 당황해하며 절망에 빠져 있을 때라 최대한 그런 감정은 숨기며 아이한테 말해야 했다. 여전히 그때 아이에게 말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는다. 아이도 자신의 성향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을 이해하게 되면 조금 더 노력해 보려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천진난만한 7살 꼬맹이에게 어려운 영어를 쓰면서 모모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모모의 첫 반응은 엄마가 저런 말을 내게 왜 하나? 하는 표정으로 건성건성 들었다. 다시 눈높이를 더 낮추어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 모모야 아빠랑 엄마랑 성격도 다르고 외모도 다르지? "


" 응, 엄청 달라. "


" 어떻게 다른 것 같아?


" 아빠는 조용하고 표현을 잘 안 해. 엄마는 활발하고 표현을 많이 해 "


" 그렇게 다른 생각과 모습을 가지고 있는 엄마 아빠가 함께 사는 걸까? "


" 사랑해서? 좋아하니까! "


" 물론 사랑해서이기도 하지만 서로가 다름을 인정했기 때문이야. 너는 엄마랑 아빠랑 중에 누굴 닮은 것 같아?"


" 음.... 생긴 건 엄마 아빠 반씩 닮았고 잘 잃어버리는 건 아빠 닮고 오감이 예민한 건 엄마 닮았어 "


" 그럼 우리 셋은 모두 닮은 걸까? "


" 아니 달라. 난 엄마 아빠가 관심 없는 우주나 심해 그리고 곤충에 관심이 많잖아. "


" 그래 그 다름이 나쁜 거야 좋은 거야?


"...... 몰라 "


" 다름은 그냥 서로 다른 게 생긴 것 일뿐 더 좋고 나쁜 건 없어. 상대방의 다름 때문에 내가 불편하거나 힘들다면 그건 문제가 되겠지만... 다르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특성, 고유성이라고 하지. "


모모는 벌써 엄마의 말이 길어졌다 싶은지 몸통을 비틀고 집중을 못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꼭 오늘은 내가 너의 엄마로서 직접 알려주겠다는 마음으로 나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이의 두 손을 꼭 잡고 두 눈을 마주치며 진지하지만 상냥하게...



" 모모가 저번에 그랬지? 집중하고 싶은데 자꾸 다른 생각들이 떠오른다고... 사실, 엄마 아빠도 그래. 다른 생각이 날 수 있어. 하지만 중요한 일을 할 때나 필요한 것을 할 때는 다른 생각을 잠시 뒤로 미루고 집중하려는 노력은 아주 중요하지. "


" 나도 노력하고 싶은데 잘 안돼. "


" 그래 노력하는데 잘 안 되는 거니까 우리는 다른 도움을 받아서 네가 노력하는 만큼 집중이 되도록 하게 할 거야. "


" 어떻게 하는 건데? 난 어려울 것 같은데..."


" 자 봐봐. 시력이 안 좋으면 안경의 도움을 받지? 키가 작으면 키높이 깔창 까는 것처럼 말이야. "


" 응, 그럼 난 누구의 도움을 받아? "


" 넌 약의 도움을 받을 거야. 이마 젤 앞에는 전두엽이 있어 그 부분이 조금 늦게 발달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약을 먹은 날에는 집중력을 도움받을 수 있거든. "


" 약? 약 먹기 싫은데? "


" 약의 도움을 받고 나머지는 모모의 노력과 엄마 아빠의 노력이 필요하지. 때론 친구들이나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고 "


" 난 무서운데... 나 어디 아파? "


" 조절이 잘 안 되는 부분을 약을 먹으면서 성장 발달을 할 동안 좋은 습관과 루틴을 만들면 돼. 엄마가 일찍 발견해서 모모에게 일찍 약도 주고 도와줄 수 있는 치료사 선생님들을 알아봤어. 어렸을 때 발견하고 약을 꼬박꼬박 잘 먹으면 어느새 전두엽이 다 발달해서 약을 어른까지 안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의사 선생님이 그러셨어 "



모모는 말없이 내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 네가 유치원 가서 처음 칭찬받고 선생님 말이 잘 기억이 났다고 한 거 기억하지? 그게 다 그 약이 도움을 주고 있는 거거든. 뇌에 비타민을 주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 "


" 아.. 비타민. 포도맛 비타민 내가 좋아하지! "


" 집중력이 부족하면서도 이약을 안 먹는 친구들도 있거든. 그건 그 가족의 결정인 거야. 근데 우린 네게 약의 도움을 받게 하려고 해. 모모는 어떻게 생각해? "


" 또 칭찬받고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가 잘 조절되면 나도 좋아."


아이의 말이 한 편으로는 안쓰럽고 속상했지만 분명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했다. 한글도 다 아는 아이가 소아 청소년 정신의학과에 갔을 때 쓰여있는 질병들의 이름을 보았을 때 혼자서 혼란스러워할 아이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모모는 약을 잘 먹고 치료에 협조적이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아이가 이야기를 듣고 치료나 약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모에게 우리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ADHD약을 먹였다. 언제 아이의 마음이 바뀔지 모르지만 모모는 자신이 먹는 뇌 비타민에 대해 만족스러워한다.


아이한테는 가급적 ADHD 용어에 대한 설명보다는 기전과 양상에 대해 설명을 했다. ADHD 약의 구체적인 이름을 알려주기보다는 뇌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이라는 단어로 설명을 했다. ADHD 진단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아이가 ADHD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에 매몰되는 것이 싫었다. 그리고 학교나 밖에 나가서 아이가 ADHD라는 이야기를 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할지 두려웠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도 있다.


" 어릴 때 알아내서 약을 도움을 받으면 성인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니 노력해 보자. 노력하다가 안되면 우리에겐 ADHD약이 있으니 괜찮아. 약이 없을 때 걱정을 하는 거지..."


나는 정말 모모의 엄마로 최대한 정직함을 유지하며 아이에게 설명하려 노력했다. 전문가도 엄마도 언제 약을 중단해도 되는지는 두고 봐야 아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아이에게도 만약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모든 것을 말했다. 아이가 약을 먹지 않는다고 할까 봐서 아이에게 ADHD 약이나 치료에 대한 설명을 회피하는 엄마들을 보게 된다. 나는 그 숨김이 영원할 것이라 믿지 않는다. 아이들은 계속 발달하고 글도 읽으며 생각을 한다. 부모조차 아이에게 말해 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지점이다.


난 잘 잃어버리는 아이, 선생님한테 꾸중 듣는 아이, 친구가 없는 아이, 난 뭘 해도 잘 안되고 눈치만 봐야 하는 아이라고 생각하면서 아이가 살아간다면 그건 ADHD 진단 보다 더 무겁고 무서운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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