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높은 정신과 대신 점집으로 가는 사람들

용한 무당 없나요??

by 이도연 꽃노을

정신과의 높은 문턱


모모의 외할머니이자 나의 엄마는 배운 신여성이다. 나랑 스무 살 밖에 차이가 안나는 엄마라 나는 우리 엄마가 늘 언니 같고 늘 젊다고 생각한다. 그런 배울 만큼 배운 우리 엄마가 용하다는 점쟁이를 쫓아다닌 지 수년째이다. TV나 유튜브에 나온 유명하다는 용한 무당에게 예약을 하고 길게는 1년씩이나 기다렸다가 점사를 본다.

물론 그전에도 가끔은 신년 운세를 보는 정도로 점집을 가곤 했지만 모모가 ADHD진단을 받은 후부터는 일 년에 여러 번을 당집에 간다. 엄마가 점사를 예약하고서는 기다릴 때는 고무된 목소리로 매일 같은 멘트를 하신다.


" 이번에는 진짜 유명한 무당이래. 이번이 진짜 마지막으로 볼 거야."


이렇게 말한 지 벌써 6년이 넘었다. 그렇게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서 오랫동안 기다렸다가 점사를 보는 시간은 고작 40분에서 1시간 남짓이다. 지불하는 비용은 10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다양하다. 점사비만 지불했다면 다행이다 생각할 만큼 모모의 외할머니는 온갖 좋다는 것에는 홀린 것처럼 돈을 쓴다. 부적, 치성 그리고 굿까지 마다하지 않는 엄마를 보면서 오죽하면 저러겠나 싶다가도 접집에 갖다 준 금액이 너무 아깝고 화가 날 때도 많다.


엄마가 점사를 본 날이면 점쟁이들이 한 말을 내게 전하느라 내 스마트 폰은 따듯해질 때도 있다. 나도 처음에는 말려도 보고 그 돈으로 모모를 위해 의미 있는 곳에 쓰자고 여러 번 말을 하기도 했지만 우리 엄마의 점집투어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젠 모모아빠도 나도 엄마가 점집을 전전긍긍하는 것에 대해 별말을 안 한다. 포기 상태라고 말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이 낳은 하나밖에 없는 손자가 ADHD라니 엄마도 적잖이 놀라시고 속상하 하셨을 것이다.








점 잘 보는 분 추천해 주세요



발달장애나 ADHD 카페에는 가끔 용한 무당을 추천해 달라는 글이 올라온다. 또는 부적이나 굿을 해서 효과가를 본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곤 한다. 힘들고 지쳐 희망적인 말을 듣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우리 친정 엄마의 점집 투어를 보면서 느낀 것이다.


많은 무당들은 어린 아이나 미성년자의 신점은 보지 않는다고 고지한다. 아직 자라는 중에 있고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기에 보지 않는 게 통상이다. 그래도 고집스럽게 어린아이의 사주를 봐달라고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무당들의 반응이다. 어린아이는 점사를 봐주지 않는다고 거절했음에도 굳이 봐달라고 조르는 사람들의 십중 팔고는 아이가 평범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인들도 쉽게 눈치챌 그럴 상황을 무당들은 기가 막히게 놓치지 않는다. 꼭 봐달라고 요청하니 원래 안보지만 봐주겠다는 친절을 베풀지만 그 이면에는 부적과 굿을 할 수 있는 먹잇감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어른들의 점사를 보다가도 점사대로 하지 않으면 아이나 자손한테까지 영향이 갈 수 있다는 겁아닌 겁을 주는 무당들에겐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일 것이다. 우리 모두 나의 일보다 우리 자식의 일이라면 빚을 내서라도 좋다는 건 다 해줄 기세이니까 말이다.


칠성님 전에 이름을 파는 소위 '명다리'를 하기 위해서 아이의 금팔찌나 금반지를 모아 와서 빌어줄 아이의 이름을 새겨 넣는 방법을 권하는 무당도 있었고, 이름이 안 좋다면서 이름을 많이 적어서 사람이 많은 곳에 뿌려야 된다는 무당도 있었다. 또는 며칠 간의 치성과 굿 기도를 통해 부적을 내려서 친구들과 트러블이 덜 생기는 부적을 주는 무당도 있었다. 매번 다양한 비방법을 하고 내게 부적이나 신점 결과를 내게 이야기했지만 결과는 아이가 약을 복용하고 시간이 지나고 경험과 노력과 많은 루틴들이 쌓아져서 좋아진다. 몇 살 되면 괜찮아질 것 같냐고 물은 우리 친정엄마에게 2년 또는 10살 이후 이렇게 말한 무당들이 수십 명이다. 무당들이 말한 그 시간들이 속절없이 지났고 아직 모모의 ADHD는 ing 중이다. 나는 무당들의 비판할 생각은 없다. 계속 찾아가서 묻고 어떤 끈이 라도 잡아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으니 그런 무당들이 있는 것이다. 그중에는 아이가 어린이 되면 다 괜찮아진다면서 ADHD에 대해 아는 무당은 그냥 다독여 주고 겪려 해 주고 지지해 주라고 그냥 집에 보내는 가끔 가뭄에 콩 나듯 있다. 그러면 그런 말은 나도 하겠다며 그런 무당은 용하지 않은 무당이 되어버리고 다른 용한 무당을 찾아서 비방법을 찾아 헤매는 부모들이 많다. 우리 엄마도 이에 해당된다. 안타깝지만 결과로 미루어 보아 무당들의 점사가 빗나갔음을 알고 서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불안과 걱정을 끌어안고 어디에 용한 무당이 없는지 묻고 다닌다.


약은 약사에게 질환은 의사에게라는 말이 있듯, 제발 아이의 ADHD를 과학적 근거와 연구들을 보고 열심히 치료하고 아이를 도와줬으면 좋겠다. 여기 가면 이거 해라 저기 가면 이거 해라 매번 달라지는 비방법에 속는 부모들이 많다.


부디, 그 돈으로 아이에게 좀 더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 줄 심리 치료 같은 곳에 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기대와 힘듦을 볼모 삶아서 오늘도 아이의 사주를 넣고 점을 보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만약 그것이 통했다면 우리나라에 ADHD나 발달장애 우들은 없을 것이라고. 안타깝지만 보이지 않는 신이 나 운명에 의지하기보단 당장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라고 말하고 싶다.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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