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루틴과 좋은 습관 만들기

여전히 모자라지만 루틴과 습관 만들기에 5년 이상은 걸렸다.

by 이도연 꽃노을



반복연습의 중요성



할 일을 까먹거나 중요도에 따라 할 일을 효율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힘든 ADHD 아이들에게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가 하나의 챌린지이다. 계획 후 계획한 대로 꾸준히 한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이번 겨울 방학에도 모모에게 먼저 자신의 방학 계획표를 짜 볼 수 있도록 했다. 한해에 두 번씩 하니 이젠 좀 익숙해졌는지 이제 잠자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은 안 보고도 잘 정한다. 밥 먹고 씻고 방학과제를 하는 것도 잊지 않고 챙겨 써넣는다. 피아노 학원 가는 날과 센터 가는 날을 기억하고 학습지 선생님이 전화를 하는 날까지 요일별로 스케줄이 다르기에 모모는 난감해한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수학시간 및 자유시간은 빼놓지 않고 곳곳에 포진해 써놓은 아이의 방학 계획표가 솔직하고 귀엽다.


피아노 학원을 도보로 걸어가고 수업을 하고 돌아오는 시간을 가늠하고,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사이에서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할지 고심하는 아이의 눈빛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를 푸는 아이처럼 진진하다. 여전히 그런 부분은 엄마 아빠와 함께 현실성을 더해 겨울 방학 계획표가 완성이 된다.


올해도 우리 집 겨울 방학 계획표에는 가족 토론 및 보드게임을 하는 시간이 있다. 가족 시간에는 가족모두 서로 같은 책을 읽고 느낀 점이나 감명 깊었던 문장을 이야기한다. 또 아아가 원하는 보드 게임을 나와 남편이 같이 해준다. 사실 이런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계획표를 세우는 것이라고 해도 관언이 아니다. 책을 읽고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등장인물과 일이 일어난 순서를 기억하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모모는 자꾸 그 상황을 회피고 하기 싫어한다. 보드게임을 하는 이유는 지거나 이겼을 때의 감정을 스스로 느끼고 적당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기 위함이다. 모모는 승부욕이 강하다. 동시에 자존심도 강하다. 지걸 같은 게임은 난 관심 없다는 말로 회피한다. 건강하게 지는 법,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재미나게 즐겼던 시간에 더 의미를 두는 법에 대해서 경험을 하게 해 주는데 목적이 있다.








실수를 지적하는 것보다 잘했을 때 칭찬하고 격려해 주기



모모도 일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대충 읽고 놀고 싶어 하기도 하고 독서보다는 보드게임을 더 하고 싶어 한다. 또 어떻게든 자신이 불리하거나 하기 싫은 활동들을 회 파하거나 투정과 핑계들이 난무하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웬일인지 모모가 시키지 않아도 독서를 하고 피아노 연습을 했다.


" 모모야~ 아직 독서할 시간 아닌데? "

" 응 미리 해 놓으려고... 먼저 다 해 버릴라고..."


수년간 독서가 왜 필요한지 시간은 왜 지켜야 하는지 그 당위성에 대해 묻곤 투쟁하던 우리에게 모모의 이런 변화는 급작스럽지만 매우 반가운 일이다.


" 나도 이제 알게 됐어. 실랑이하는 시간에 독서를 하는 게 내가 내 자유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 그랬구나. 참 멋진걸. 우리 모모때문에 오늘은 우린 조용한 아침시간을 보내고 오후에 가족 토론을 할 수 있게 됐네. "


아이는 칭찬이 기분 좋은지 어깨를 으쓱하면서 하던 일을 이어간다. 그런 아이를 뒤로하고 나는 내 방으로 돌아왔다. 희망이 보이는 순간이다. ADHD아이들이 약을 먹는 이유는 딱 두 가지이다. 이 약을 먹는다고 ADHD가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약을 먹은 날에 감정과 각성이 조절이 되고 아이의 집중력을 일시적으로 조절을 해준다. 그럼으로써 부정적인 피드백을 덜 받아 아이가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는 약을 먹고 조절이 되는 몇 시간 동안 아이에게 규칙적인 루틴과 좋은 습관을 가르치는 목적이다. 좋은 습관과 꼭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사이에서 스스로 발랜스를 맞추며 루틴처럼 만든다는 것이 그리 쉬운 과정은 아니다. 그리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하지만 일반 아이들보다 ADHD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부모가 신경 쓰고 꼭 잡아 줘야 할 부분이다. 알려주도 돌아서도 금방 까먹고 하이퍼 하고 웃는 아이를 보면 그게 과연 가능할까 싶은 수많은 날들이 가고 포기하지 않은 덕에 웬만큼 루틴이 잡혀 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 방심은 금물이다. 되는 날도 있고 잘 안 되는 날도 있고 그것이 반복되면서 습관이 잡혀서 잘 되는 날이 많아지면서 서서히 좋아지기 때문이다.






학기 중엔 사회 속에서 지켜져야 할 약속과 규범에 관한 루틴을




학기 중엔 학기 중에 만들어야 하는 루틴이 있다. 가령 학교를 갔다 와서 손을 씻고, 과제를 하고 가방을 정리하는 일이다. 모두 다 다하고 있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모모의 책가방은 하교하고 집으로 오면 엉망진창으로 변해있다. 잘 정리해서 넣어둔 연필과 지우개는 가방에 다 쏟아져 있고 L자 파일에 있어야 할 학습지나 안내문은 마구 구겨져서 물병과 나뒹군다. 처음엔 나도 청소를 하기 싫어하고 남자아이어서 더 다른 아이보다 심한가? 싶었다. 하지만 차분히 챙기지 못하고 집에 갈 생각에 충동적으로 시험지나 안내문을 가방 속으로 밀어 넣고 아이는 집에 온다. 모두 다시 자신 스스로가 다시 정리해야 하는데 말이다. 밖에 나갔다오 오면 외출한 옷은 뱀이 허물을 멋은 듯 여기저기 뒤짚혀서 모모가 걸어간 길마다 놓여있다. 그렇게 해놓고 손만 대충 씻고 과제를 하는 아이를 다시 불러서 천천히 옷을 정리하는 자리와 습관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한 반복인 이 전쟁이 언제 끝나나 싶다. 일반 아이들 엄마들은 애들 다 그렇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정리만큼은 꼭 해야 한다고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 지점이 모모와 트러블이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청소를 내가 직접해 주고 끝내면 나도 덜 힘들다. 하지만 정리를 잘하지 않고 못함으로써 일어나는 2차 피해는 생각보다 심하다. 제자리에 못 두고 없어서 또 물건을 사야 한다던지 다 해놓은 과제를 못 찾아서 다시 해야 한다던지 시간과 비용의 손해가 많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에게 신뢰를 잃게 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열심히 해놓은 과제를 빠트리고 가거나 다 구겨진 오답노트를 선생님한테 내놓는다면 기본부터 안돼 보이게 된다. 저학년까지는 어떻게 커버가 된다고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더 티가 나고 격차가 생김을 느끼기에 소홀하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이젠 가방 제자리에 놓기, 교과서 필통 정리하기 정도는 된다. 6년 정도 매일 훈련하고 함께 하니 희망이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엄마가 없으면 티가 나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이젠 안다. 이 또한 좋아질 것을. 그래서 오늘도 쉬지 않고 루틴과 좋은 습관 만들기를 게을리할 수 없다. 담임선생님이나 다른 학부모들은 ADHD아이들이 약만 먹고 시간이 가길 기다리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의 약기운이 발현되는 시간 동안 기본적인 것부터 학습까지 좋은 습관을 잡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20시간인 것처럼 늘 촉박하고 촘촘하게 노력을 하면서 하루를 지낸다. 아이의 사기를 떨어 트리지 않으면서 계속 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일은 고되고 힘든 일이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우리 가족은 오늘도 모모의 루틴 만들기에 동참하여 두 손을 꼭 잡고 걸어간다.












이미지 출처: pixels.com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