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내 꿈은 물고기가 되는 건데 엄마도 내 꿈이 웃겨?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어느 날 뽀루 뚱한 얼굴로 하교를 해서 책가방을 벗기도 전에 내게 물었다.
" 엄마 오늘 학교에서 내가 커서 되고 싶은 거 발표하라고 해서 발표했는데 친구들이 막 웃고 놀렸어." 아이들이 웃었다는 말에 아이가 상처를 받은 것은 아닐지 내심 걱정 되면서도 아들의 장래희망이 궁금했다. " 그래서 뭐라고 발표했는데 엄마한테도 들려줄 수 있어?" 하니 아들이 반짝이는 눈 빛으로 이렇게 말했다. " 난 커서 물고기가 될 거야!" 다소 엉뚱하지만 나는 나들의 장래희망이 귀엽다고 생각해서 그거려니 웃어넘기려는데 아이가 내게 물어왔다. " 내가 물고기가 되고 싶다고 그랬더니 친구들이랑 선생님이 자꾸 물고기와 관련된 직업을 나한테 알려주는 거야. 아쿠아리스트, 스쿠버다이버, 수족관 아저씨 이렇게...." 아이는 사뭇 진지 했다. 그래서 그중에 없었어? 그럼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니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 미래에 되고 싶은 게 꼭 사람이어야 돼? 직업만 발표할 수 있어? 난 물고기가 돼서 고래랑 산호랑 해파리들이랑 그냥 같이 바다에서 사는 게 꿈인데..." 귀엽고 대수롭지 다육이에게 물을 주던 나는 멈추고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알려 줘야 할지 생각했다.
그리곤 이렇게 아이에게 말했다. " 교과서에 직업에 대해서 배우잖아. 디자이너도 있고 모델도 있고 야구 선수도 있고 선생님도 있고.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는데 나중에 커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아 갈지 묻는 게 장래 희망이야." 그 이야기를 들은 아들은 맘에 들지 않는 대답이 나왔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장난감 피겨에서 고래 피겨를 가지고 나와 놀기 시작했다.
아들이 잠든 밤 서재에 앉아서 다이어리를 쓰다가 불현듯 낮에 아들과 나눈 대화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는지? 얼마나 그 꿈이 자주 바뀌고 지금 그 꿈대로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나의 어릴 적 꿈은 화가, 선생님, 디자이너 등 여러 번 바뀌었고 난 결국 디자이너가 됐다. 대기업에 입사해서 출장도 다니고 나름 열심히 일했지만 현재 나는 그냥 누구 엄마의 엄마로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그 순간 서재 한 귀퉁이에 꽂혀 있는 내 옛날 앨범 속에서 생활통지표 몇 장을 꺼내 봤다. 3학년 9반 학생 장래희망 화가, 그 옆에 학부모 장래희망 '선생님' 이렇게 쓰여있었다. 5학년 2반 학생 장래희망 자리에 선생님으로 바뀌어 있었고 학부모 자리에는 ' 교수 '라고 쓰여있었다. 30년 넘은 통지표에 적힌 내 장래 희망을 보고서 느꼈다. 장래 희망칸에는 직업만 달라져서 적을 뿐, 그 누구도 되고 싶은 동물이나 물건을 쓴 사람은 본 적이 없다는 것을... 다음 날 아침밥을 먹으며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 아들, 너의 꿈은 정말 멋져. 네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고 물고기, 산호, 해파리랑 신나게 헤엄치면 행복하겠다. 너의 꿈을 응원할게. 엄마가 아들한테 배웠는걸? 장래 희망에 꼭 직업만 적어야 된다고 한 사람은 없어! 엄마는 장래 희망을 다시 쓴다면 기린으로 하고 싶다." 그랬더니 아들은 싱글싱글 웃으면서 내게 왜 기린이 되고 싶냐고 물었다. 엄마는 키도 작고 목이 짧아서 기린처럼 목이 길고 키가 컸으면 좋겠거든. 그날 아이는 등교해서 친구들에게 우리 엄마의 꿈은 기린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니 아이들이 또 기린에 관련된 직업에 대해 아들에게 말해 주었다고 했다. " 음... 그럼 기린을 기르고 돌보는 사육사가 되면 되겠다"하고 애들이 말했단다.
아이의 장래 희망을 알고 계신가요?
아이에게 필요한 건 직업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지지해 주는 일 것입니다. 아이에게는 아직 우리가 우주입니다.
엄마가 지지해 준 우리 아이의 다음 꿈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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