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225

목정원, 『어느 미래에 당신이 없을 것이라고』(아침달)

by JC

"빨래가 바람에 흔들릴 때, 영혼이 그곳을 통과하고 있는 거래."


아빠의 기일이 지났다. 5월 30일. 3년 전, 엄마의 카톡을 보고 그렇구나, 그렇게 되었구나, 하고, 대전에 내려가던 길이 어땠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무슨 생각을 했지. 어떤 기차를 타서, 어느 좌석에 앉아, 어떤 감정으로 그 시간을 지나갔었지. 그때 나는 빨래를 통과하는 중이었던 것만 같다. 기차가 밤을 먹으며 남쪽으로 툴툴 가는 동안, 바람의 넓이만큼 마르던 빨래의 무게는 어쩌면 영혼의 그림자. 내가 그 길을 복원할 수 없는 것은, 내게서 영혼 일부가 증발했기 때문이다.


빨래는 바람이 되지 못한다. 빨래처럼 말라가던 아빠. 더 이상 바람에 빼앗길 영혼이 없을 때, 빨래는 바람이 되는 일을 내려놓는다. 아빠의 영혼은 바람을 속이고 산등성이를 향해 간다. 여전히 바람을 동경하면서, 나는 아직 다 마르지 않은 길을 입고, 몸 안에 영혼을 가둔다.


축축한 발자국을 남길 거야. 길 잃은 영혼이 나를 따라올 수 있도록. 이게 너의 길이구나, 미련 없이 나를 떠날 수 있도록. 아빠, 나는 조금 멀리 온 것 같아. 온 것보다 더 가야 한다는 게 잘 믿기지 않아. 바람은 사냥꾼처럼 뒤를 쫓는다. 발자국이 서서히 사라져 간다. (25.06)

작가의 이전글몸에 바다를 걸친 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