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폴의 부활절을 듣는다
그가 작게 허밍을 한다
그러자 허밍을
하고 싶었다
허밍이 되고 싶었다
허밍은
내 안의 새를 날려 보내는 일
내 안에도 새가 살고 있었다는 걸 아는 일
입을 다물고도 그 새에게 긴 꼬리 같은 안부를 전하는 일
입을 다문 사람들
눈을 감은 사람들
이제 나는 어디서든 허밍을 들을 수 있어
물이 흐르는 소리
해가 물드는 소리
숨이 구르는 소리
봄이 부르는 소리
실낱같은 허밍으로 봄여름가을 내내 짠 목도리를
겨울이 오면 겨울이 오면
너에게 보내고 싶어라
웅크린 채 새벽을 지새우는 내게도 날개가 있을까
귀를 막은 사람들에게
손을 가둔 사람들에게
나는 허밍이 되어
나는 허밍이 되어
빛의 곡선이 되어
구체적이고 분명한 가락이 되어
너의 새에게 다다를 수 있을까
허밍 허밍 음음
허밍 허밍 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