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찬 Jul 10. 2022

5월 26일

허밍 허밍 음음

루시드폴의 부활절을 듣는다

그가 작게 허밍을 한다

그러자 허밍을


하고 싶었다

허밍이 되고 싶었다


허밍은

내 안의 새를 날려 보내는 일

내 안에도 새가 살고 있었다는 걸 아는 일

입을 다물고도 그 새에게 긴 꼬리 같은 안부를 전하는 일


입을 다문 사람들

눈을 감은 사람들

이제 나는 어디서든 허밍을 들을 수 있어


물이 흐르는 소리

해가 물드는 소리

숨이 구르는 소리

봄이 부르는 소리


실낱같은 허밍으로 봄여름가을 내내 짠 목도리를

겨울이 오면 겨울이 오면

너에게 보내고 싶어라


웅크린 채 새벽을 지새우는 내게도 날개가 있을까


귀를 막은 사람들에게

손을 가둔 사람들에게

나는 허밍이 되어

나는 허밍이 되어


빛의 곡선이 되어

구체적이고 분명한 가락이 되어


너의 새에게 다다를 수 있을까


허밍 허밍 음음

허밍 허밍 음음

매거진의 이전글 6월 5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