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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찬 Aug 06. 2022

5월 9일

유독 빛인 곳

빛은 언제 빛일까

빛은 언제나 빛이지


바람은 언제 바람이지?

시원할 때 흔들릴 때 부스럭할 때


숲을 걷다 보면

유독 빛인 곳이 있다


문득 빛도, 번뜩 빛도, 불쑥 빛도 아니고

유독 빛인 곳


거긴 꼭 숲의 맨살 같아서

자꾸 훔쳐보게 된다


숲이란 그런 곳

나 대신 햇빛을 쬐는 나무들이 등 뒤로 흘려놓은 그림자에 앉아

떨어진 빛을 주워 글씨를 흘려 쓰는 곳


탁함을 들키기 싫어 멀리서 허밍 허밍 음음

투명을 머금은 초록이 유독 빛이다


나를 따라내고 싶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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