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olunteers- Summer
여름을 적어 보내야만 살아낼 수 있던 계절을 기억해?
온갖 메모로 빼곡한 앞면을 뒤집으면
바닷바람처럼 탁 트인 풍경이 나타나길 바랐어
아무도 방문하지 않았던 지나간 내 방문 앞에선 파도 소리가 났고
인정하기 싫었지만 가로등과 눈싸움과 라이터와 골목이 필요했던 날
너는 나에게 왔어야 해
너는 나보다 빨리 내게 왔어야지
위로를 하지는 말았어야지
나는 가끔 나와 싸우거나 나보다 작은 것과 싸워
혹은 가늠할 수도 없이 나보다 아주아주 큰 것과
그럴 땐 잠에 드는 방법을 알려줘
다시는 깨지 않을 것처럼 잠에 들었다가
아무것도 모른 채 깨어날 그런 잠
너는 내게 오지 않았지
이미 지나간 뒤였지
너는 왔다고 생각했겠지만
내가 살아낸 장면들이 재생되는 영화를 내가 보고 있는 느낌
옆 사람이 보는 핸드폰 화면을 몰래 쳐다보듯
나는 살고 싶었는데
누군가를 부르지 않아도 살 수 있을 때까지
너는 알지 못할 거야
너의 등이 짓고 있는 주저를
그 표정에 내가 얼마나 무너졌는지를
겨울이 오면 너는 이터널 선샤인을 봐야 한다고 말했어
그 영화가 말하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사랑의 과정을
너는 몇 번이고 다시 할 용기가 있다고 그것이 사랑이었다면
그것이 사랑이었다면
너는
사랑을 잘 아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