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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인 Oct 02. 2020

우리 둘만 있었던 캠핑장

* Day 5 / 20200928 월요일

@Waihora Park Reserve Campsite 


앞으로 우리가 묵게 될 캠핑장 중에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으면 여기에 올려보려고 한다. 우리가 두 번째 밤을 보낸 캠핑장이다. 이 곳은 어떤 차량도 들어와서 캠핑할 수 있다. 수도꼭지, 쓰레기통, 놀이터, 바비큐 시설, 테이블, 수세식 화장실, 세면대, 오수 정화 탱크가 비치되어 있다. 요금은 한 곳당 $10로 저렴한 캠핑장에 속한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운동장 같이 큰 캠핑 그라운드가 텅 비어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고 떠날 때까지 그날 밤만은 우리 둘 만을 위한 캠핑장이었다.  


우리는 수도꼭지가 있는 곳과 화장실 가운데쯤에 주차 해 놓고 캠핑을 시작했다. 역시 저녁에 바람이 많이 불어와서 간단하게 라면을 끓여 차 안에서 먹기로 했다. 정말 너무 춥다, 치치. 치치에 있는 큰 한인 마트에 갔더니 신라면 대신 삼양라면이 할인을 하고 있어서 구입했는데 무언가 색다른 맛이었다. 10개월 간 신라면만 먹은 후에야 삼양라면의 고기 맛이 진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치치에서 먹은 음식 중에 제일 맛있었던 음식이었다. (음식점 사장님들 미안요...) 추운 저녁, 차 안에서 사랑하는 사람이랑 냄비 하나 나눠 들고 호호 불며 김치랑 먹은 라면 맛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화장실도 생각보다 깨끗하고 잘 관리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밖에 있는 수도꼭지에서 미지근한 물이 나와서 정말 감사했다. 찬 바람 무섭게 부는 날씨에 얼음장 같은 물로 이를 닦고 세수를 하는 건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아무튼 생각보다 무난하게 두 번째 밤을 보내어서 좋은 기억으로 남는 캠핑장이다. 혼자였으면 너무 무서워서 차 밖으로 한 발도 못 나갔을 캠핑장이지만 남편이 옆에 있어 잘 누릴 수 있었다. 다음엔 좀 더 부지런하게 사진도 꼭 찍어서 올려야겠다. :-) 


보이는 날씨에 속지 말자, 어마 무시한 남섬 바람. (@Botanic Gardens, Christ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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