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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인 Oct 03. 2020

여행에도 쉼이 필요하다.

* Day 9 / 20201002 금요일

@Wanaka


어제 Rocky Mountain에서 3시간 정도의 짧은 산행을 마치고 찾아보다가 발견한 캠핑 사이트, Mt Aspiring Holiday Park. 너무 좋아서 와나카 쪽으로 가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날 우리의 잠자리 터

도착하자마자 리셉션으로 와 달라는 안내판을 보고 리셉션에 간 우리, 우리를 맞아주는 엄청나게 친절한 매니저(?)분이 계셨다. 우리에게 뉴질랜드에서 머무른 지는 얼마나 되었니, 뉴질랜드 어디 지역에서 왔니, 어디 나라에서 왔니, 영어는 많이 늘은 것 같니, 남편도 한국인이니, 외국인이랑 많이 대화하면 더 빨리 늘 거야. 등등 이야기를 해 주시면서 나의 정신을 쏙 빼놓으셨다. 내가 영어에 관심 많은 걸 어떻게 아시고 그렇게 얘기하셨는지 지금 생각해 보니 신기하다.


아무튼 친절하게 홀리데이 파크 이용 시설과 주차할 수 있는 장소를 안내해 주셨다. 설명을 듣던 와 중에 우리 눈에 띄던 그 글자, 바로 SPA였다. 테카포에서 오던 길에 스파시설 운영하는 샵 앞을 기웃거리던 우리 신랑을 위해 준비된 곳! 30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예약하고 바로 이용했다. 오랜만에 탕에 들어가 뜨듯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자니 나의 모든 근육 세포들이 행복해하는 게 느껴졌다. 오빠는 본인을 위한 선물 같다며 감동스러워했다. 등산까지 했겠다, 몸에 축 늘어지다 못해 녹아내릴 것 같을 즈음 25분이 지나고 있었다. 다시 나와서 제대로 샤워를 하고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사진을 또 못 찍었네. 너무 잘 관리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던 깨끗한 화장실과 샤워실, 세탁실, 주방과 식당. 게다가 뜨거운 물이 무제한으로 나와서 이미 스파까지 마쳤지만 각자 느긋하게 샤워를 즐겼다고 한다. (*캠핑족들은 무료 캠핑장에서 샤워를 하기 어렵다. 할 수 있다고 해도 온수는 시간제한이 있어 6분 이상으로는 어렵다.)


그리고 먹은 저녁. 꿀맛 중의 꿀맛! 신랑 표 파스타와 치즈콘. 그리고 몬티스 사이다와 콜라. 온천 즐기고 집에 와서 밥 먹는 기분이었다.  

처음으로 조개 모양 파스타면을 구입해 보았다.

식사 후 식당에서 배터리 충전도 하고 가계부도 쓰고, 사진 정리도 하고, 책도 읽으면서 여유로운 저녁시간을 보냈다.




여행을 하면서도 쉼이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여행도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것을 자유롭게 발산할 수 있는 여유도 필요하다. 그 필요를 얻기 위해서는 편안한 장소에서 쉼을 가지는 게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어디서 밤을 보낼지 같이 의논한다. 위치와 가격, 그리고 우리가 잘 쉴 수 있는 적당한 장소인지. 그런 기준에 부합했던, $40(한화 약 30,000원/2인 tent-site기준)의 비용이 별로 아깝게 느껴지지 않았던 곳이었다.

우리 터에서 바라 본 캠프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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