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은 전시장을 꾸미는 이미지가 아닙니다.
전시장은 작가와 관객의 만남과 교류의 공간
전시장은 작가와 관객의 만남 공간이자 소통, 감정 교류의 장이다. 최적의 전시환경에서 작품이 관객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관객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여야 한다.
전시회는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알리고 판매를 위해 마련하는 시간이다. 창작한 결과를 드러내어 자랑하고 평가받는다. 전시작품은 신선한 미 공개 작품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크고 작은 개인. 단체전을 보면서 가끔은 준비되지 않은 느낌이 드는 전시회가 열리기도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다. 액자도 하지 않은 작품부터 근래에 작업한 작품과 함께 오래전에 작업한 작품이 드문드문 썩여 전시된 경우다.
무엇을 위해 그런 전시회를 마련했는지 모르겠지만,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먼지 싸인 작품 앞에서 작가의 역사를 생각할 것인가. 그건 아니다. 회고전이라면 몰라도 관객에게 예의가 아니다. 작품은 하지 않고 전시는 하겠다는 욕심에서 지난 작품을 들고 나온 것은 작가의 예의마저 의심하게 하게 한다. 작품 몇 점 걸고 전시회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작품을 계속할 것인가가 우선이지 않을까.
최소한 전시회라면 신규 작품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 같은 작품을 들고 여기저기 옮기며 전시회를 한다는 것은 이미 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증명이기 때문이다. 좋은 작품은 다작을 통해 나온다고 했다. 끊임없이 작업하는 작가가 작품이 없어 전시를 못 하겠는가. 열심히 작업하는 모습에서 관객은 작가를 인정한다.
작가가 관객을 만나고자 하는 경우는 반드시 새로운 작품으로 지난번보다는 무엇인가 다르다는 것이 드러나야 한다. 그것이 작가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관객을 만나기에 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먼지 쌓인 작품을 벽에 거는 그런 전시회는 없어야 한다. 작가의 자존심이다. 관객은 작가의 변화를 즐긴다. 지난 흐름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기대하는 것이다. 전시장을 찾는 이유다.
전시장은 작가와 관객의 만남 공간이자 감정 교류의 공간이다. 최고의 순간, 최고의 선택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기획자와 작가의 의무다. 작품이 전시장을 꾸미는 이미지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지난 전시장에서 본 아쉬운 것들이 생각나 끄적여본다.
* 대문사진 : 김한규, 하얀 교실(방과 후) - 강원국제트리엔날레 2021 와동분교 전시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