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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Jun 02. 2022

꿈꾸는 숲, 황혜진 작가

숲 이야기

 ‘꿈꾸는 숲’ 작품에 드러나는 색감이 좋다. 달밤의 숲이 몽환적인 분위기로 표현된 색 조합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작품 속에는 작가 내면의 풍경을 그린 듯 숲 속의 자유로운 영혼인 사슴이 뛰어논다. 주황색이 많이 사용된 작품을 보면 꿈속을 유영(遊泳)하는 느낌이 있고, 푸르고 초록색이 있는 작품에서는 신비의 숲을 거닐고 있는 몽환적 분위기에 젖어든다.  


작품은 객관적 시각에서 숲을 바라보는 형태를 취한다. 꿈속에서 자신의 모습인 사슴을 바라보고 있는 관조적(觀照的) 형태를 띠고 있다. 숲은 작가가 바라는 희망, 현실에서 도피처 같은 곳이다. 숨 막히는 도심 공간, 자신의 쳇바퀴 같은 얽매여 있는 삶의 탈출구인 셈이다. 도심을 벗어나 숲으로 들러감은 그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 해방이다. 자연 치유의 공간이다.


작가는 자신의 울타리를 벗어나 자유로운 공간으로 숲이라는 곳을 선택했고, 그것은 마음과 육체의 결박에서 벗어남이다. 산책을 통해 명상하고 자신의 생활공간을 벗어나는 일상의 공간이 작품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숲은 생명의 공간이다. 포용하는 넉넉함을 지녔다. 그 속에 생명의 자유로움이 있다.

 

특히, 둥글게 표현된 작품은 우주에서 내려다본 듯한  아마존의 열대 우림을 생각나게 한다. 작품은 거대한 숲에 오아시스를 만들고 그 속에서 자유로이 뛰노는 사슴을 담았다. 오아시스가 있으므로 해서 숲에는 모든 것이 충만하다. 평화의 공간이다. 서로의 경쟁과 삶과 죽음도 뛰어넘은 사랑이 가득한 공간이다. 가장 고요한 가운데 물 한 방울이 만들어낸 파동은 숲의 모든 생명에게 목마름을 해결해 줄 것이다.


작가의 작품에 드러나는 시선은 사랑과 평화, 행복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 자신의 안정과 평화, 그리고 가족의 행복, 사랑이다. 달이 가득한 숲은 고요하지만, 생명의 움직임이 있고 그 속에 평화로운 삶이 있다. 그렇게 해석하고 싶다.


작가의 마음이 평화로우니 그림이 평화롭다. 자신이 바라는 삶일 수도 있고 현재의 아름다운 삶에 대한 감사의 마음일 수도 있다. 꿈은 실현되고 실현된 것은 꿈으로 다시 재조명된다. 한바탕 꿈일지라도 아름다운 세상에서 자신의 숲을 만들어가는 작가는 이미 그것을 얻었다. 평화로운 마음에 사랑이 가득한 자유로운 그림이다.



* 20170626 네이버 블로그 글 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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