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의외로 빠르게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어제 본 것이 어느새 옛것이 되고 오늘 본 것이 내일엔 다른 것으로 바뀌고 한다. 겉모습뿐 아니라 그 내용, 사회 현상까지 변화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닐까. 그러나 가끔 자신의 지난날을 회상하듯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이 남아있다. 그것이 추억이다. 그러나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면 얼마나 실망스러운가.
만약, 누군가 현재 모습을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자. 사진, 영상, 그림, 글 등 다양한 형태로 기록된 지역 모습은 내 삶과 함께 변화해온 지역 역사의 한부분이 되지 않을까. 그 추억을 살리자. 지역의 공간, 삶의 모습을 아카이브 하여 우리 기록으로 남기자.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삶의 과정을 남기어 추억하고 발전시켜나가자.
주민 스스로 자신의 기억을 끄집어내기도 하고 변화된 모습을 외부에서 관찰하여 기록하자. 그것은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내 고장에 대한 기록, 그리고 추억을 되살려 낼 수 있다는 것은 여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뿐 아니라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소중한 정보이자 매력적인 상품이 될 것이다.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시계획은 일률적인 개발이다. 기존의 것을 없에고 그 자리에 새로운 것을 만드는 건설위주다. 과거의 것은 모두 사라져 버린다. 개발이 아닌 도시재생 사업은 변화라는 관점에서 새로운 시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을 남길 것인가 하는 점에서 본다면 하나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은 그대로 남아있다. 도시를 재생하는데 고치기만 한다고 될것인가. 도시의 발자취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 아니겠는가. 오늘 한 번이 아니라 내일 그리고 수년 후까지 이어지는 문화 향유를 위해서는 도시 자체를 아카이브 하는 작업도 매우 중요하다.
20200329 블로그 글 수정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