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흐르는물 Apr 14. 2022

이유 있는 예술인·작품 아카이브

기록


작품이 사라진다.


나이

공간

무관심

생계 문제 등     

지역 예술계의 흐름이 끊어진다. 지역이 지닌 자원과 개성, 특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요즘 지역 예술계에서 나오고 있는 말들 중 일부 단어의 핵심이다.  원로작가들뿐 아니라 중견 작가들조차 이런저런 이유로 고민에 대해 토로하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이 문제다. 그나마 지역에 미술관 박물관이 있는 곳은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하고 관리하는 등의 노력이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 되어 사각지대가 되었다.    

 

나이가 많아 작업이 어렵고, 보관 공간이 없어 관리가 어렵지만 어디에 의지할 곳이 없다. 일부에서는 그런 문제로 작품을 소각하여 없애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작고 작가의 경우 후손들의 관리 어려움으로 폐기 처분하듯이 작품이 사라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작품뿐 아니라 평생 동안 소장하고 있던 관련된 수많은 자료들도 함께 없어져 버리는 안타까움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와 지자체의 체계적인 예술인 지원정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미술관, 박물관이 없이도 예술가들의 작품과 소장 자료들을 아카이브 하는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다. 사진, 영상과 함께 실물의 보관을 체계적으로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당장에는 그 귀함을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아쉬움이 가득한 것이 모든 것에 대한 기록이다. 지역 유산으로 가꿔야 할 가치로 예술인과 작품에 대한 아카이브 기록이 절실한 이유다.  역사는 기록이다. 잊혀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은 또 다른 자원이다. 개인이 아닌 사회가 기록의무를 져야 한다.



작가와 작품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작품을 구입하려면 작가에 대한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작가의 지난 기록에 대한 관심이다. 작가가 어떤 작업을 해 왔고, 지금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자신의 방향은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는 지난 흔적과 작가의 만남을 통해 서 알 수 있다. 작가를 알고 작품을 보면 더 관심이 생기고 작품에 대한 애정이 깊어진다. 그 애정을 통해 작품에 대한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 작가의 아카이브가 필요한 이유는 작가의 작품 전체를 볼 수 있는 기회와 보존관리라는 측면이다. 즉 작품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대규모 전시를 한다고 해도 작가의 전체 작품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은 낮다. 이미 사라지고 없는 작품도 많다. 또 시험적으로 시도했던 기록들은 대부분 스케치 정도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작가를 알기 위해서는 지난 시간부터 흐름을 알 필요가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현재 작품으로 남아 있지 않은 다양한 기록 즉, 스케치나 메모는 또 다른 작가의 작품이다. 완성된 것만이 작품이 아니라 작가가 추구했던 상상했던 흔적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례는 가끔 옥션 등에 나오는 작가들의 화첩이나 스케치가 매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그 아카이브 자료가 어느 순간 하나하나의 작품으로 취급되어 대중大衆 간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으로 본다면 아카이브는 작가를 알고자 하는 하나의 방편이지만 어느 순간 그 아카이브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미술관 박물관에서 작고 작가의 작품 전시를 하면서 아카이브를 병행해서 보여주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작품과 아카이브는 별개로 볼 수 없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좋은 작가 좋은 작품을 보면서 작가의 아카이브를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좀 더 깊이 좀 더 세심하게 작품의 세계를 탐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에 대해 더 잘 알수록 즐거움이 더해간다. 작품을 사랑하는 방법의 하나다.



* 춘천 중앙시장 공원 조각 작품

매거진의 이전글 문화예술도 산업이 될 때 번창할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