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슬프면 보이는 모든 것이 슬퍼 보이고 내가 기쁘면 모든 것이 춤추고 노래하는 듯 느껴진다. 자기가 처해있는 현실에 대한 압박감, 만족감에 대한 표현이 아닐까.
마음에 따라 같은 세상이 달라지는 것이다. 모든 것을 얻었다 모든 것을 잃은 듯한 일희일비하는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은 몸으로 부딪쳐 얻는 것이다.
학생은 성적으로, 젊은이는 직업문제로 직장인은 인간관계로 누구나 마음의 짐이 있다. 병들어 죽는 이도 많지만 삶을 비관하여 목숨을 끊는 이도 많다. 잠시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해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한다. 시련은 시련을 낳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고 나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이는 것인데, 그간의 삶의 굴곡이 없어서일까.
작은 것에 흥분하고 작은 것으로 큰 것을 대신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더욱이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영향에 의해 내 마음이 좌우된다면 그만큼 더 슬픈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좌절도 고통도 삶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오늘의 고통이 내일에는 거름이 되어 새로운 싹을 틔우는 시간이 되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자신을 아끼는 것이다.
어깨 위의 무거운 짐을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지고 가자. 돈, 명예, 사람 모두가 원하는 것은 다르지만 원하는 만큼 어깨는 무거워진 다. 이 작품을 보면서 조금씩 내 짐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 보면 어떨까.
최형길, Mr. Kim은 오늘도 달린다, 6호, 개인 소장
최형길, Mr. Kim은 오늘도 달린다
현대사회의 고민과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사람의 몸이 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집에 대한 집착 물이랄까. 현대의 물질에 대한 욕망이다.
행복이라고 해야 할지 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삶의 무게를 또 한쪽에서는 꿈을 꾸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
20여 년 전 직장에서 업무혁신을 위한 책자를 만들다 표지에 뛰어가며 땀을 흘리는 샐러리맨을 표시한 적이 있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었지만 누군가 보고는 지쳐서 힘들어하는 샐러리맨의 허상을 보여주는 모습 같다 하여 포기한 적 있었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한 번쯤 고뇌하고 한 번쯤 누구나 생각해 보았을 과제를 가지고 작가는 표현했다.
단순하지만 우리의 현실에서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온몸으로 드러낸 작가의 의도가 잘 나타나 있다.
어른도 아닌 어린아이의 모습 같은,
몸보다 머리가 더 큰 생각과 고뇌에 빠진 구상이면서 비구상을 보여주는 생각하는 그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고뇌하고 있는가. 그 질문이 아닐까.
빌딩 숲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내가 머물 수 있는 것은 한 평도 안 되는 작은 공간, 수많은 건물이 내게는 그저 유령처럼 잡을 수 없는 허상 같은 존재다. 그런 허상 속에서 허상을 잡으려 헤매다 미몽에서 깨어 난 순간 나도 가족도 이미 흩어져가고 있다.
미몽인지 알면서 잡으려 했던 시간들이 하룻밤 사이의 일처럼 머물러 있기를 바라지만 현실의 시간은 꿈 속보다 더 빠르게 흐르고 있음이다.
이 그림은 꽤 오래전 우연히 작품을 접하고 구입하게 되었다. 당시 갤러리 쥔장께서 작가가 이번에 그림을 전시해 보고 작가의 길을 포기할지 아니면 계속할지를 결정하겠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다. 작가가 고민하는 무게의 의미만큼이나 작품 속 주인공은 무거운 짐을 지고 세상을 향해 나가고 있었다. 이런 고민을 지니고 작품을 하는 작가라면 중도에 붓을 놓지 않고 계속을 작업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시회에 작품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 작가는 지금도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다. 누구나 고민이 있지만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모두가 지고 있는 짐이 누구에게는 짐이 아니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바위 같은 눌림이 되기도 할 것이다. 오늘 함께 달려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