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과 비 오는 날

by 흐르는물

마른 날씨에 산천이 움츠러드니

검은 먹구름 내려와 비를 보낸다.

땅에 닿아 튀어 오르는 빗방울만큼

산천이 쑥 자라 올랐다.


어제는 내 키만큼이었는데

오늘은 하늘로 올려다보아야 한다.

나는 제자리인데 산천만 자랐다.

툇마루에 앉아 쏟아지는 비를 보니

마음은 강가에 이르렀다.

고무신 접어 돛단배를 만들었더니

불어난 도랑물이 바다로 흘려보냈다.


아버지 신발도

형아 신발도

저 먼바다로 나갔다.


일렁이는 파도에 쓰러지지 않을까.

소인국의 거인이 되어 바다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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