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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Mar 19. 2022

3인 3색 전시조합의 즐거움 -이승철, 이명순, 황미정

오래된 낮 설움이랄까. 서먹함이 느껴지는 도심 나들이 길은 늦은 시샘 같은 눈과 비로 종일 환대해주었다. 하루 일정 속에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해본 적이 언제였던가 싶을 정도로 전시공간을 찾은 날들이 손에 꼽을 정도가 되었다. 코로나라는 이유 하나다.


3 전시(컨템3러리아트, 3. 11~3.23)가 열리고 있는 한국미술재단 아트버스 카프(구, 갤러리 쿱)는 이름이 바뀐 후 처음 방문이다. 작은 공간이지만 강함과 부드러움, 해학과 웃음으로 가득한 미적 공간으로 꾸며졌다. 3인 3색의 작품이 작가 특성을 드러내면서도 매우 조화로운 형태를 보임으로써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전시작품을 따라 작가가 서로 바통을 이어가며 작품 설명을 해주는 특별대우도  받았다. 환한 웃음으로 방문객을 맞아 주시는 3분 작가께서 관객에게  신경 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아트버스카프 전시 사진

이승철 작가 닭 시리즈는 경쾌하면서도 철이 지닌 묵직한 이미지를 잘 살렸다.  캔버스에 그린 제왕 수탉과는 또 다른 이미지를 심어준다.  이번에 보인 작품은 회화와 부조, 조각을 합쳤다는 느낌이다. 그 입체적 표현을 통해 평면에서 나타낼 수 없었던 다양한 느낌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고 있다. 제왕의 모습과 아울러 해학적이고 의인화된  표현을 통해 입체감에 대한 몰입감높이고 있다. 제료를 통해 드러나는 다양한 느낌 즉, 날카롭고 반짝이고, 거친 표면과 반들거림 같은 소소한 표현이 주는 멋이 가장 큰 특징이자 멋이다.



아트버스 카프 전시장 사진

이명순 작가는 복잡한 시각을 어주 단순하게 풀어내는 능력지닌 듯싶다. 인간 군상의 다양한 표정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끌어낸다. 그 기술은 어린아이가 표현해 내는 솔직 담백한 사실적이고 직접적 표현이다. 그런 표현이 해학적이면서 아픔과 슬픔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작품 설명 때 느껴지는 작가의 열정이 그림에서도 보인다.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림은 우리 삶 한 부분들 이기에 더 정겹고 즐거운 것이다. 삶의 이야기를 간결하게 드러내고 치유한다. 무거운 이야기, 즐거운 이야기가 익살스럽게 다가온다.



아트버스 카프 전시장 사진

황미정 작가는 시리즈로 표현하던 자동차와 여행 이미지를 좀 더 구체화시켜 보여준 듯싶다. 최초 어차와 옛 서울 풍경은 사실이지만 사실이 아닌 추억을 끄집어내며 이야기를 만들었다. 자동차와 여행가방 나비, 꽃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가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 짐을 알린다. 조용히 바라보며 삶 속 여행, 가보고 싶은 미래라는 꿈을 찾는다.


세 사람이 함께하는 전시는 전혀 접점 없는 주제를 가지고 같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묘한 매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것이 주는 시너지로 인해 관객은 조금 더 행복한 전시를 즐길 수 있어 좋다.


화랑미술제와 3인 전시를 시간에 쫓기어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오늘 3분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또 다른 하루의 소중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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